의료분쟁조정법의 주요내용

[법무법인 퍼스트 변창우 변호사] 헬스미디어l승인2011.08.09l수정2011.08.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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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11. ‘의료사고 피해자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 이라 함)이 처음 제안된 이후 23년만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아직 공포절차가 남아 있고 시행은 공포일로부터 1년 후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시행일까지는 1년 정도가 남아있다.

 의료분쟁조정법이 제정된 이유는 의료분쟁을 신속․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간 의료소송을 통한 해결은 감정절차의 지연 등의 이유로 신속성과 효율성면에서 많은 단점을 드러내 왔다. 1심만 1-2년이상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고 대법원까지 갈 경우 4-5년 걸리는 것도 예사였다. 또한 현행법상 의료법에 따라 의료심사조정위원회의 조정, 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등을 이용할 수 있으나 전자의 역할은 거의 유명무실한 실정이고 후자는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채 소액 사건 위주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른 의료분쟁조정제도는 위와 같은 기존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부터 이번에 통과된 의료분쟁조정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의료분쟁조정법에서는 의료사고를 보건의료인이 환자에 대하여 실시하는 진단․ 검사․ 치료․ 의약품의 처방 및 조제 등의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 신체 및 재산에 대하여 피해가 발생한 경우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 때 보건의료인이란 의료법에 따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약사, 한약사 등 보건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외국인이 보건의료기관에 대하여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이 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외환자 유치로 인하여 우리나라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에게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하여 현재까지 이를 조정․ 중재할 수 있는 기관이 없었다. 향후 해외환자 진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로서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특수법인 형태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설립된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내에 의료분쟁조정위원회가 설치되고, 조정위원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5명의 조정위원으로 구성된 분야별, 대상별 또는 지역별 조정부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정부는 사건의 조정신청이 있는 날부터 90일 이내에 조정결정을 하도록 기한에 대한 구속을 받는다. 다만, 조정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그 기간을 1회에 한하여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하였다. 즉 최장 120일 이내에는 조정절차가 종료되도록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의료소송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해서 매우 획기적인 변화라 할 것이다.

 의료분쟁의 신속․공정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하여 조정중재원에 의료사고 감정단을 설치하도록 하였다. 감정단은 의사전문의 자격 취득 후 2년 이상 경과하거나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면허 취득 후 6년 이상 경과한 사람, 변호사, 비영리민간단체 임원 등으로 구성된다.

 조정절차는 환자 또는 보건의료인의 조정신청을 통해 시작이 된다. 다만, 피신청인이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조정절차에 응하고자 하는 의사를 통지하지 않는 경우 조정신청은 각하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각하사유가 있다. 신청인이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2회 이상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 신청인이 조정신청 후에 병원에 내원하여 업무방해행위를 한 경우도 각하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일방 당사자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소비자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하는 경우도 조정절차는 중단되고 각하된다.

 조정부에서 조정결정이 이루어지면 당사자들은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동의여부를 조정중재원에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15일 이내에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는 때에는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와 같이 성립된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어 결정문으로 집행권원을 부여받아 상대방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의료분쟁조정법에서는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사고에 대하여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에서 보상을 결정하면 보상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은 국가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등이 분담하게 하고 있다.

 조정이 성립되거나 중재판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조정중재원이 미지급금을 대신 지급하고 조정결정의 상대방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하는 대불제도를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

 끝으로, 환자측에서 조정신청과 업무상 과실치상을 이유로 한 형사고소를 동시에 제기하였을 경우 조정이 성립되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조정이 이루어진 후 환자측에서 고소를 취하하면 형사사건이 종료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환자측의 고소권 남용을 야기할 수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환자측이 조정절차를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형사고소를 동시에 제기하고 보건의료인측은 형사절차의 진행을 막기위하여 조정에 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될 염려가 있다. 
 
 지금까지 이번에 통과된 의료분쟁조정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다. 위 법의 시행은 공포 후 1년(대불제도 및 형사처벌특례조항은 공포 후 2년 후 시행)이므로 남아 있는 1년 동안 의료분쟁조정을 위한 조직 설립, 예산확보,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 등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분쟁 해결절차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의료분쟁조정절차의 향후 진행상황을 유심히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의료분쟁조정법의 하위법규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제정되면 이에 대한 주요 내용도 정리하여 소개하기로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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