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개설자금 조달 방법에 관한 소고 : MSO는 불법인가?

[법무법인 다우 정현석 변호사] 헬스미디어l승인2015.03.02l수정2015.03.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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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개원(開院)을 꿈 꾸어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개원을 하지 않더라도 만일 개원을 한다면 어떻게 의료기관을 운영할 것인 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울러 이와 같이 개원을 시도할 때 고려해야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으뜸은 단연 ‘개설자금 조달방법’임에 틀림없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인의 술기 못지않게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진단장비, 치료장비 기타 의료기기의 질적 수준과 의료기관의 인상을 좌우하는 인테리어의 수준이 의료기관의 성공적 운영을 좌우하는 요소로 대두되고 있는 이상, 이러한 의료기기와 인테리어를 구입하기에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지 여부는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주요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현행법은 의료기관 개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매우 극단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만일 의료인이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으로 평가되어 개설자에게 형사처벌을 부과할 뿐 아니라, 거액의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을 부과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러한 이유로 수년전부터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이라는 조직을 통하여 의료기관 개설에 필요한 자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비즈니스모델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이 과연 적법한 것인 지에 관하여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에, MSO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조달받고 있는 의료기관들 조차 자신들의 비즈니스모델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MSO를 통하여 의료기관 개설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불법인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의료법이 허용하는 의료기관 개설자금 조달방법과 이에 대한 문제점

일반적인 사업자금 조달방법을 살펴보면 크게 대출(대여)과 투자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두 방법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금전 공여자가 사업결과에 따른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지 여부이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출의 경우 대출자(일반적으로 금융기관)는 사업성패와 관계없이 원금을 상환 받을 수 있는 반면, 투자자는 사업실패에 따른 위험을 함께 부담하기 때문에 사업이 성공한 경우에만 수익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아울러 투자행위는 다시 의료인의 투자행위와 비의료인의 투자행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의료법은 비의료인의 투자행위를 이른바 ‘사무장병원’으로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므로 비의료인의 투자행위는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아울러 의료인의 투자행위에 관하여도 2012년 의료법 개정(의료법 제33조 제8항, 이른바 ‘유디치과법’)에 의하여, 일단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은 타 의료기관에 자금을 투자하고 그 수익을 배당받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함으로써, 의료인의 투자행위도 차단되었다고 평가된다.

결국 의료기관 개설자금 조달방법으로서 현행법상 허용되는 것은 ‘대출’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전을 대출받는 것은 그 규모에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일단 인적 담보(보증) 또는 물적 담보(부동산 등)을 제공함으로써 대규모의 자금을 대출받았다하더라도, 이에 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해야하므로 성공적인 의료기관 개설운영에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경쟁력 있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의료장비와 인테리어, 경쟁력 있는 의료기관 위치선정이 필요하므로, 의료기관 개설에 필요한 초기 자금의 규모가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기관 개설자 개인의 자금조달 능력만으로는 충분한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것이 명백하다.

때로는 이러한 개인의 자금조달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의과대학 선·후배들이 함께 동업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하기도 하지만, 일단 여러 명이 모여 자금을 대출받는다 하더라도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급하게 동업자를 모집하다보면 의료기관 개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동업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아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의료기관 외부투자에 관한 정부정책의 연혁 - MSO모델의 대두

이와 같이 의료기관 개설에는 과거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반면, 현행법상 적법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그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방법밖에 없기에, 젊은 의사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은 가족들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게 되어 버린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이와 같은 개설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의료기관 개설이 어려워지게 되면, 주로 의료기관 개설을 시도하는 30대 중·후반의 전문의들이 의료기관 개설을 포기하게 되고, 이들은 개원의에 비하여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병원의 봉직의로 남게 되어 만족도가 낮은 삶을 살게 되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하여 2009년 5월 29일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허용여부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였고, 동 연구용역은 KDI(한국개발연구원)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공동으로 수주하여 무려 700페이지에 이르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여기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란, 비의료인이 자금을 투자하여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투자자(비의료인)는 의료법인의 의료기관 운영수익을 배당받음으로써 수익을 회수하는 형태의 법인을 의미한다.

동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도입될 경우 산업적 효과는 충분히 있으나, 국민 의료비 상승에 따른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하여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유지가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정부는 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허용을 추진하였으나, 당시 전 미국을 강타했던 마이클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를 필두로 의료비상승에 따른 국민 보건수준 차별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아쉽게도 정부는 더 이상 동 정책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를 폐기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여부에 관한 문제이므로, 개인 개설 의료기관 설립에 관하여는 이와 다른 형태의 외부투자 비즈니스 모델이 대두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MSO모델’이다.

MSO모델은 불법인가?

MSO모델이란, 비의료인이 투자하여 설립한 주식회사(MSO :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부동산, 의료기기, 인테리어 등을 임대하고, 비의료서비스(non-clinic service : 마케팅, 교육, 행정업무 등)에 대한 용역을 제공한 뒤, 이에 따른 수수료를 취득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MSO모델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의료기관 개설에 필요한 초기자금의 장벽을 낮추는 대신, 비의료인(MSO)으로 하여금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수익을 일부 회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양자 간 시너지(synergy)효과를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세간에서는 이러한 MSO 모델이 불법인 지 여부에 관하여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결론부터 말하면 MSO 모델이 그 자체로 불법이라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우리 정부는 2006년 12월 관계부처합동으로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MSO를 활성화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여 의료서비스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정책문건을 발표한 바 있으므로, MSO모델이 그 자체로 불법이라 할 수 없음은 명확하다 하겠다.

MSO모델 운영 시 주의해야할 사항

다만, 모든 MSO모델이 불법은 아닌 것과 같이, 모든 MSO 모델이 합법이라 할 수도 없다. 우리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1)개설자금조달이 오로지 비의료인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2)의료기관 운영의 주도권이 비의료인에게 귀속되어 있고, 3)의료기관 운영수익이 1차적으로 비의료인에게 귀속되는 의료기관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므로, MSO 모델을 이용하는 의료기관은 다음 사항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 의료기관의 모든 운영권한을 의료인에게 귀속시킬 것 : 환자에 대한 의학적 결정 뿐 아니라 비의학적 결정 역시 의료인에게 귀속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의료기관 운영권한이 비의료인에게 귀속된 것으로 평가되어 사무장 병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
● 의료기관 개설수익은 1차적으로 의료인에게 귀속되도록 할 것 : MSO는 개별 계약에 따른 수수료를 취득하는 것일 뿐, 의료기관의 수익을 배분받는 것이 아니며, MSO가 의료기관의 수익을 마음대로 사용해서도 안된다. 일부 MSO 대표자가 의료기관 개설자의 예금통장에서 마음대로 현금을 인출하였다가 사무장병원에 따른 법적 책임을 부담한 사례가 있다.
● 의료기관 개설당시 자금관계를 명확히 할 것 : 만일 MSO가 의료기관 개설 시부터 의료기관 개설자와 계약을 체결하여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라면, 금전을 대여하는 부분과 의료기기, 인테리어, 부동산 등을 임대하는 부분을 명확히 함으로써, 상호간에 자금이 혼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의료기관 개설자금 조달의 문제점 및 이에 따른 의료서비스업 영세화에 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이미 2006년부터 이에 관한 연구와 정책발표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시민단체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2015년 현재에 이르기 까지 이에 대하여 아무런 정책적 진전이 없다는 점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경우 이를 보호해야할 헌법적 의무를 지닌다. 다만,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법언(法言)이 있듯이, 만일 현행 법체계에 문제점이 있다면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자는 이해당사자인 의료인이다. 따라서 의료기관 개설자금 조달방법 확대의 목소리가 정당성이 있는 것이라면, 의료인들이 더 큰 목소리로 정책의 시정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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