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랑스 Claude Bernard 에 의해 제안된 생명체내 항상성(homeostasis)의 개념은 낮과 밤의 주기로 자전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생명현상을 이야기한다. 이는 외부환경에 대한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생명체의 진화의 결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주기적인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대다수의 생명체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이러한 본질적인 주기성을 통칭하여 생체리듬(biological rhythm)이라 정의하며, 생체리듬을 유도하는 내부적 기전을 생체시계 (biological clock)라고 한다.

 

1. 생체리듬의 종류와 그에 따른 생명현상

생체리듬의 종류는 아래 표 1 과 같으며, 생체리듬 특히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에 따른 생명현상-신경내분비 및 생리적 변화-은 그림 1 과 같다.

표 1. 생체리듬의 종류

용어	Category of rhythm	Period of rhythm	예시
High-frequency oscillation	Short periods	<sec	EEG & ECG
Ultradian rhythm (아일주기 리듬)	Short periods	30 min to 20 hr	Sleep staging Pulsatile hormone secretion
Circadian rhytym (일주기 리듬)	Medium period	20-24 hr	대부분의 생리현상 (그림 1 참조)
Infradian (일생까지 통칭) Circaseptan Cricamensual   Cricannual	Long period	28hr to 6 days   ~ week ~month     ~year	주중근무-주말휴식 Menstruation, fertility 계절별 체온변화 등등 노화현상 등

 

 

a.                                         b.

그림 1. 건강인에서 일주기 리듬에 따른 최대 발현시간대별 현상.  (a) 내분비-대사면에서. (b) 운동을 위한 인체 생리현상면에서.

 

최근 일주기 유전자(circadian genes)들이 동정되면서 일주기 생체리듬은 밤.낮이라는 규칙적인 환경의 변화에 생명체가 단순히 생리적으로 적응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일단의 유전자에 기반한 내재적인 분자 진자(molecular oscillator)에 의해 나타나며, 이를 일주기 생체시계(circadian clock)이라 하고 협의의 생체시계로 정의한다.

일주기 생체리듬이 유전자에 의해 분자·세포 수준에서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됨으로써 다양한 주기의 생체 리듬들이 분자 진자에 의해 생성되며 그림 1a 에서 알 수 있다시피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신경내분비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송과선의 멜라토닌이나 부신 피질의 glucocorticoid 의 일주기성은 가장 널리 알려진 호르몬의 일주기적 분비이다. 그외에도 다양한 펩타이드성 및 스테로이드성 호르몬들의 분비 양상이 약 1-2시간 주기의 ultradian rhythm을 나타내며, 종에 따라 수일에서 수개월에 걸쳐서 나타나는 생식주기 및 이를 관장하는 신경내분비축의 변화는 infradian rhythm 의 대표적인 예로 언급된다.

 

2. 생체시계의 구성과 중추시계-말초시계간의 상호 조절 기전

일주기 생체시계는 일주기 유전자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약 24시간의 주기를 생성해 내지만, 실제로는 밤과 낮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체시계의 주기를 재설정(entrainment, reset)함으로써 외부환경의 변화와 내재적인 일주기를 일치시킨다. 이러한 외부환경적 자극을 zeitgeber (= time-giver)라고 한다. 햇빛이 대표적인 zeitgeber 이며 그외 기온의 변화, 식습관, 운동 등도 zeitgeber로 작용할 수 있다.

일주기 생체시계는 시상하부의 시신경교차상핵의 신경세포(suprachiasmatic nucleus of anterior hypothalamus, SCN)에 존재한다. 이를 중추 생체시계(central clock 혹은 master clock)라고 하며 일체의 외부 자극이 없이도 장기간 내재적 일주기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뇌 뿐만 아니라 심장, 신장, 간, 피부, 폐 근욱 같은 인체내 거의 모든 장기의 세포에서도 일주기 생체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말초조직의 생체시계를 말초시계 (peripheral clock)라고 한다.

중추시계와 말초시계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장기의 활동을 주기별로 조절한다. 예를 들면 심장박동수나 호흡수는 수면중에는 감소하고, 식사를 하면 소화기관의 운동이 활발해지는 것과 같다.(그림 2 참조).

그림 2. 중추시계와 말초시계의 일주기 리듬 공조구조. 시상하부의 SCN 이 중추적인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SCN 에서 신경-내분비 신호를 통해 말초시계들이 재설정되는 구조이다.

 

말초시계는 중추시계의 피드백하에 조절되지만 그외에도  zeitgeber(빛, 식습관, 운동)에 따라 독립적인 말초시계 조절을 할 수 있다. 예을 들어 고지방식이를 한 경우 간세포에 있는 말초시계내 PPARr 유전자에 의해 간 시계(hepatic clock)가 재설정(entrain)되는 경우이다. (그림 3, 4 참조)

 

그림 3. 독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중추시계 및 말초시계의 모식도.

 

 

그림 4. Hepatic clock 이 식이에 따라 remodel 하는 기전 모식도.

(LFD = low-fat diet, HFD = high-fat diet)

 

3. 내분비-대사에서의 일주기 리듬

1) 탄수화물 대사의 일주기 조절

탄수화물 대사의 항상성(homeostasis) 유지는 외적요인(식이섭취 및 소화)과 내적요인(hepatic gluconeogenesis 및 glycolysis) 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며 이는  간세포 시계(hepatocyte circadian clock)에 의해 이루어진다.(그림 4 참조). 한 예로 간세포내 BMAL1 유전자를 제거한 쥐의 경우 hepatic glucose regulatory gene 의 rhythmic expression 이 소실되어 간내 당의 소비가 증폭됨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시상하부의 SCN 손상을 가진 쥐에서는 공복혈당치의 24시간 rhythmic variation 을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시상하부 SCN-PVN – 자율신경계 – 간세포내 말초시계 축이 hepatic glucose output 의 일주기 리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그외 수면중에 분비가 증가하는 멜라토닌도 당 대사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멜라토닌 수용체를 제거한 쥐의 경우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며, 멜라토닌을 장기간 경구 투여한 쥐의 경우 혈중 glucagon 농도가 증가함을 보아서 멜라토닌은 insulin 분비를 억제하고 glucagon 분비를 증가시켜 수면중 저혈당의 방지에 일정 역할을 하리라 추측할 수 있다.

 

2) 지질의 대사의 일주기 조절

지질대사에 있어서도 일주기 리듬을 보인다. 쥐의 경우 콜레스텔롤 및 지질의 흡수는 밤에 증가하고  활동성이 감소하면 감소한다. 이러한 일주기 리듬은 intestine 에서 지질 흡수 관련 세포나 지방세포내 일주기 시계을 mutation 시킨 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3) 수면장애에 의한 내분비-대사 질환

수면 부족시 비만 위험도가 증한다. 영국에서의 연구에 의하면 수면이 짧은(하루 10.5 시간미만) 아이일수록 7세경 비만에 걸릴 위험도가 높았다. 복부지방을 이용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 6시간 미만의 수면일 경우 9시간 이상의 수면자보다 복부지방량이 더 많았고 6시간 미만의 수면자로 하여금 수면 시간을 늘리게 했을 경우 복부지방량의 증가를 막을 수 있었다.

당뇨병의 경우도 수면부족은 발병 위험인자이다. 젊은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4시간이하의 수면부족을 6일간 지속한 후 12시간 수면을 7일 지속하여 수면부족증을 회복시킨 결과 수면부족기간에 보인 당내인성 악화와 증가된 혈중 TSH 치가 정상적으로 회복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수면부족기에는 저녁 cortisol 농도가 증가하고, 자율신경계의 활성도가 증가하며 혈중 leptin 치는 감소하였다.

그 외에도 수면부족을 유발하여 식욕의 변화, 심혈관 위험인자의 변화를 본 연구들의 경우에도 대부분 대사성 질환 (비만, 당뇨병 등)의 위험도가 수면부족시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4) 일주기 리듬의 임상적 응용

글루코코티코이드 투여시 하루 한 번 투여 및 격일제 투여법으로 부신기능저하증을 막는다.

Addison 병의 경우 하루중 시간대별로 투여 용량을 달리함으로 (즉, 아침에 고용량, 오후 저용량의 코티코이드 투여법은) 전신쇠약감 등 전신 증상 해소에 더 효과적이다.

고혈압 치료제의 경우 하루 1회복용 지속형 혈압강하제보다 저녁시간에 verapamil 투여가 24시간 혈압조절에 더 낫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천식이나 COPD 의 경우에는 주로 밤에 발작하기에 theophylline 계 치료제는 저녁에 투여하여 수면중 최고 농도를 유지하여 발작을 막는 게 좋다.

위산은 낮 보다는 밤에 더 많이 분비되므로 H2 receptor 차단제의 경우 저녁시간에 복용시 야간에 발생하는 소화성 궤양이나 위-식도 역류성질환 치료에 효과가 더 좋다.

콜레스테롤은 저녁이나 밤에 간에서 생합성이 증가하기에 statin 제재는 저녁에 투여함으로써 약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Bedtime ADH analogue 투여는 소아나 어른들의 야뇨증 치료에 더 효과적이다.

NSAID 경우 류마치스성 관절염 경우에은 주로 아침에 증상이 악화되기에 저녁에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주로 저녁에 증상이 악화되기에 점심경에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성장호르몬은 밤 11시와 2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기에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성장을 위해서는 밤 11시 이전에 취침하는 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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