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만나는 '하동'의 여름

헬스미디어l승인2016.07.01l수정2016.07.0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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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여름의 한복판이다. 산하가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이즈음, 경남 하동땅을 찾아가보자. 강, 산, 들이 조화를 이룬 축복받은 땅이다. 최근 들어 회자되고 있는 에코 힐링 여행지로 이만한 곳도 드물다.

언제나 흐름을 멈추지 않는 섬진강. 고운 모래가 많아 ‘모래가람, 다사강, 두치강’으로 불리기도 했던 섬진강은 하동의 얼굴이다.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때 묻지 않은 자연에 심신을 맡겨보자.

◆마를 날이 없는 여름 섬진강
구례를 거쳐 섬진강길을 따라 하동으로 들어간다. 길 양쪽으로 펼쳐진 산과 들이 참으로 넉넉해 뵌다. 그 모습이 푸른 섬진강과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한 폭의 멋진 산수화! 구례에서 하동으로 이어지는 2백리 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전북(진안), 전남(곡성과 구례), 경남(하동)의 3도를 거치는 섬진강 5백리 길은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다. 도란도란 흘러가는 섬진강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꿈틀대는 생명의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섬진강을 곁에 두고 달린 지 20여 분. 상설시장으로 변한 화개장터를 둘러보고 쌍계사로 간다. 화개장터와 쌍계사를 잇는 길은 봄이면 벚꽃 터널로 변하지만 지금은 녹색 터널로 변해 있다. 바람에 팔랑이는 나뭇잎들이 길손에게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 같다. 호젓해서 좋은 쌍계사길 좌우로는 찻집들이 늘어서 있다. 화개천을 끼고 들어앉은 근사한 전통다실에 들어가면 아침 이슬을 먹고 자란 하동 야생차를 음미할 수 있다. 고요한 마음으로 마주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보면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쌍계사 입구, 신흥마을에서 두 갈래로 흘러온 냇물은 화개천에 이르러 그 폭을 넓힌다. 화개천 우측의 쌍계사 진입로에는 나도밤나무, 단풍나무, 전나무, 단백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과 천왕문을 거쳐 경내로 들어선다. 현실세계에서 피안의 세계로 들어온 느낌이랄까? 쌍계사 뒤로 난 산길을 따라 허위허위 올라가면 지리산 10경중의 하나면서 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2대 폭포로 꼽히는 불일폭포가 나타난다. 백학봉과 청학봉 사이의 계곡에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는 쩌렁쩌렁 그 울림이 깊고 우렁차다. 운이 좋다면 비 그친 뒤 폭포에 걸린 오색무지개도 볼 수 있다. 

◆푸르고 넓은 악양 들판
다시 섬진강. 강변길을 따라 하동읍내 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평사리 공원이 나온다. 하얀 백사장과 푸른 강물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이 그림 같다. 여기저기 벤치가 놓여 있고 각양각색의 표정으로 서 있는 장승은 꽤나 해학적이다. 매점 등 편의시설도 잘 꾸며놓아 지친 여행길에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공원 앞 강변으로 나가 모래밭을 거닐거나 섬진강물에 뛰어들어 멱을 감아도 좋겠다.

평사리 공원에서 드넓은 악양 들판을 바라보며 조금 더 내려가면 최참판댁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계단식으로 이어진, 80여만 평의 들판은 얼핏 보면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을 언덕배기에서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광활하다. 이곳은 한국전쟁 때 빨치산과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악양은 산 한가운데 호수(동정호)가 있는 모습이 중국의 악양을 빼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악양은 그 넓이만큼이나 여러 마을을 품고 있는데, 지리산 품에 안겨 있는 이들 마을은 우리네 고향의 정서를 그대로 보여준다.

최참판댁은 평사리 마을 안쪽 고소산성 오르는 길 산 중턱에 있다. 지리산 줄기를 병풍처럼 두른 고소산성은 둘레 560 미터, 높이 4미터의 견고한 석성으로 600년대 신라가 백제를 공격할 때 나당연합군이 백제의 원군이 섬진강으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구축했다.

최참판댁은 한눈에 봐도 웅장하고 화려하다. 우리 한옥의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외양간, 부엌, 우물, 정자에 안채와 사랑채 별당채 행랑채는 물론 초당과 사당까지 모두 14동의 한옥이 소설 속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최참판댁을 뒤로 하고 구불구불 이어진 들길과 돌담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조씨 고가를 만나게 된다. 지리산 형제봉 아래에 고즈넉이 자리한 이 집은 풍수지리에 어두운 사람일지라도 명당자리라는 걸 금방 알아챌 수 있다. 형제봉은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부 능선을 따라 내려온 산줄기다. 현재 조선의 개국공신 조준(1346-1405)의 직계손인 조한승(92세) 어르신이 집을 지키고 있는데 180년 전에 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잘 보존돼 있다.

악양의 푸근한 정취에 좀 더 취해보고 싶다면 ‘슬로시티 토지길(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 토지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2코스 총 31km에 이르는 이 길은 빠름의 시대에 느림을 느껴보는 매력 넘치는 도보여행 코스다. 그렇게 땀을 흘리며 토지길을 걷다 보면 시원하게 흘러가는 악양천을 만나게 되고 땡볕을 막아주는 숲그늘(취간림)도 나타나 발걸음이 가볍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곳

악양(평사리)에서 나와 광양으로 이어지는 섬진교에서 섬진강을 바라본다. 섬진교 아래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하동송림이 펼쳐져 있다. 300년생 소나무 800여 그루가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데 섬진강과 어우러진 모습은 언제 봐도 싱그럽다. 옛 시인들은 이 숲을 일러 ‘백사청송(白沙靑松)’이라 부르며 아꼈다고 한다.

섬진교는 하동(경남)과 광양(전남)을 이어준다. 이 두 고장은 행정 주소는 다르지만 생활권은 하나다. 섬진교를 건너 우측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매실 명인 홍쌍리(68) 여사가 일군 6만 평 규모의 매실농원이 있다. 농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섬진강과 매실마을 풍경이 참으로 절경이다. 푸른 섬진강 물줄기 저쪽은 경남 하동땅이다. 매실농원 중앙에는 매실을 담그기 위해 놓아둔 수 천 개의 옹기들이 들어차 있다.

◆옛것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이제 하동 여행 마지막 코스인 지리산 청학동으로 들어간다. 횡천면 소재지를 거쳐 횡천강을 따라 청학동으로 가는 길은 섬진강길만큼이나 아름답다. 넉넉한 녹색 자연과 푸른 호수(하동호)가 내내 길동무가 돼준다. 청학동은 청암면 묵계리 삼신봉(1,294m) 남쪽자락 해발 750m의 지리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수염 기른 훈장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줄잡아 수 십 군데에 이르는 이들 서당은 저마다 독특한 교육 방식으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초 중 고등학생들에게 예절, 전통놀이, 한문, 무예, 판소리, 시조 등을 가르친다. 공부에 매몰돼 평소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산교육을 배우고 느껴볼 수 있어 방학 동안에는 전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찾아온다.

청학동 깊은 곳에는 한민족의 뿌리인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삼성궁(三聖宮)이 있다. 도복을 입은 엄숙한 수행자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신비한 세상이 펼쳐진다.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건국전을 보고 국조전을 지나면 삼성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팔각 정자, 청학루에 이르게 된다.

남해고속도로 진교 나들목에서 가까운 백련리 도요지 마을(사기아름마을)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연꽃이 많아 백련리라 불리는 이 마을은 예부터 대접, 접시, 사발, 항아리 등 우리 전통 찻사발을 굽던 곳이다. 마을 앞에 펼쳐진 연꽃밭도 볼거리. 하늘을 향해 봉오리를 내민 청정한 연꽃들이 길손을 반긴다. 마을에 있는 하동요(010-9620-9579)에서는 미리 예약하면 가마 불지피기, 도자기 빚기, 도자기 굽기 같은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이렇게 가세요=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을 빠져나와 임실∼남원∼구례를 거쳐 섬진강을 따라 들어가거나 완주순천 고속도로 구례 화엄사 나들목으로 나와 구례를 거쳐 간다. 대전 통영고속도로 함양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남원 나들목에서 19번 국도를 타도 된다. 청학동으로 바로 들어가려면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 나들목 우회전-20번국도 중산 방향-시천-삼당에서 좌회전-1047번 지방도로-예치터널-청학동으로 방향을 잡는다. 하동에서 2번 국도를 따라 횡천까지 간 다음 횡천에서 1003번 지방도를 따라 청학동으로 간다. 서울남부터미널↔하동(하루 8회 운행, 3시간 50분소요), 하동, 구례에서 쌍계사행 버스이용, 1시간 간격 운행. 하동이나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학동행 버스가 다닌다. 하동터미널(883-2662).

▶맛집=하동은 볼거리 못지않게 맛(음식) 또한 뒤지지 않는다. 하동의 맛은 거개가 섬진강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첩, 참게, 은어 등이 그것들로 요즘은 재첩잡이가 제철을 맞았다. 10월까지 계속되는 재첩 잡이는 섬진강 어부들의 주 생계 수단이다. 재첩은 이물질을 가려내고 끓는 물에 삶아 채소와 초장으로 회무침을 하거나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부추와 파를 송송 썰어 넣어 재첩국을 만드는데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수박향이 난다는 은어 잡이도 한창이다. 요즘 맛보는 은어회와 구이는 정말이지 진미(珍味)다. 초장에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은어회의 매력에 푹 빠진다. 섬진강 주변에 하동의 별미인 재첩국(회), 은어구이(회) 등을 내놓는 식당들이 많다. 은성식당(884-5550), 해성식당(883-6635), 여여식당(884-0080), 만천횟집(883-9580), 만지횟집(884-2020), 섬진강횟집(883-5527), 청송횟집(883-2485) 등.

▶숙박=쌍계사 주변의 펜션이나 민박을 추천한다. 화개펜션(884-6673), 숲속정원펜션(883-1949), 들꽃산방펜션(882-2344), 수류화개(882-7706), 산수애펜션(010-4554-2951) 등. 평사리에 있는 전통한옥체험관(882-6669, 010-4747-9986)은 한옥의 정취에 젖어 하룻밤 보내기 좋은 곳이다. 청학동에 있는 몽양당(884-7066)은 학생들에게 예절교육을 가르치는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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