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규소아청소년과의원은 지난 2001년 개원 후 원주 지역 시민들에게 꽤나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지역 내 수많은 소아청소년과 의원 사이에서 최원규 원장이 개원 후 빠르게 원주 지역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10여년 동안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최 원장의 경력과 실력도 하나의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최원규소아청소년과의원이 원주 지역에서 환자들에게 사랑 받는 병원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권위 의식을 버리고 환자와 동등한 눈높이에서 환자를 만난다는 것이다.

<임상내과> 11월호에서는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최원규소아청소년과의원의 최원규 원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일 아이가 되는 의사

“의과대학에 재직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1차 의료기관에서 선생님들이 충분한 설명을 했으리라 생각하는데도 3차 의료기관을 내원한 환자들이 질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 및 예후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더라. 의사와 환자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최 원장이 개원 후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소통’이었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환자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의학 용어 등을 환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환자가 전원 후에도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처음부터 진료를 다시 받는 등의 불편을 겪지 않게 한다. 최 원장은 ‘환자 입장’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는데, 소아청소년과는 어린 아이들을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선 어디가 아픈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해야 했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환자가 느끼는 궁금증과 증상을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최 원장의 이러한 노력은 원주에서 소위 ‘약빨’이 잘 받는 병원이라는 입소문을 듣게 했다. 아이들이 아픈 곳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으니 정확한 처방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병원을 방문했던 보호자들이 개인 SNS에 최원규소아청소년과의원은 ‘약빨’이 잘 받는다는 글을 남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아서 그런 이야기들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렇게 이야기 해주신다니,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비결이라기엔 그렇지만, 의사로서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방법에 맞게,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진료와 처방을 조금씩 변화시킨 것이 주효했다”

최 원장은 ‘환자와의 소통’과 함께 ‘의사와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바로 정확한 전원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1차 의료기관에선 장비적인 문제 등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자칫 치료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전원 시기를 늦추다 보면 환자는 더욱 고통스러워질 뿐이다. 1차 의료기관에선 정확한 전원 시기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아 설사 치료

“설사 환자 치료에 있어 핵심은 원인을 파악하고, 기전을 이해해 탈수의 정도에 따라 약제와 수액요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식이요법이다. 아이들은 먹고 싶은 것을 어른보다 자제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약을 사용해도 식이요법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질병에 쉽게 노출돼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항상 자신의 아이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이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가 ‘설사’일 것이다.

최 원장은 소아에서 설사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급성 감염설사와 항생제 사용, 장외감염, 식이성 설사, 영양불량, 알레르기 설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이성 설사에선 과식, 과농도 우유, 부적절한 이유식 등을 이유로 꼽을 수 있고, 요로감염, 상기도감염, 중이염 등은 장외감염을 일으키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한, 설사의 기전으로 1) 장내 삼투압이 높아져 수분을 장관내로 끌어들여 유발되는 삼투성 설사 2) 세균감염으로 인해 세균이 분비하는 장독소에 의해 유발되는 분비성 설사 3) 장운동의 이상 항진으로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설사는 다양한 원인과 기전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데, 설사 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지사제 사용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소아용 설사치료제는 대웅제약의 ‘스멕타’가 대표 품목이자 유일하게 처방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한국애보트가 프랑스에서 수입해 온 ‘하이드라섹’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국내 소아용 지사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들이 약을 복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맛’이다.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아이들이 먹기가 불편하면 안 된다. 하이드라섹이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신경을 쓴 것 같다”

하이드라섹은 음식과 함께 복용이 가능해 약물 순응도가 아주 높은 편이다. 높은 약물 순응도는 빠른 증상개선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출시 초기에는 온ㆍ오프라인에서 품절을 거듭하며, 폭발적인 인기 고공행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비급여 품목이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단점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드라섹이 보험 급여를 받으면 보다 많은 개원가에서 처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사의 기전과 원인이 다양하다 보니 더욱 다양한 소아용 지사제가 등장한다면, 치료에 더욱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 환자와 만나는 병원

강원도 지역 종합일간지인 ‘강원도민일보’에선 명절이면 최원규소아청소년과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최원규소아청소년과의원은 ‘강원도민일보’의 <명절 연휴 문 여는 병ㆍ의원> 기사의 매 명절마다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말 등 공휴일에 큰 병원에 가기엔 부담스럽고, 그냥 있자니 아이가 걱정스러운 보호자들을 위해 명절 당일만 빼놓곤 1년 내내 병원 문을 열어놓고 있다. 싫은 소리 한 번 않고 묵묵히 환자 진료에 열중인 병원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원규소아청소년과의원은 평일엔 오후 6시 30분, 토요일엔 오후 5시, 일요일 등 공휴일엔 오후 1시까지 문을 열어 놓고 있다. 더욱이 명절 연휴 중 설날과 추석 당일만을 빼곤 1년 365일, 항상 병원 문을 열어 놓고 있다. 단순히 마음먹기만으로는 실현하기 힘든, 체력적인 뒷받침이 꼭 필요한 일정이다. 최 원장은 이를 위해 술과 담배를 멀리 하고, 평소 꾸준히 헬스장을 다니며, 체력적인 이유로 환자 진료를 소홀히 하는 상황이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최원규 원장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미래’보다는 환자의 ‘현재’에 집중하고 있었다. 환자 진료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 별다른 대외적인 활동은 일체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최원규 원장. 그에겐 ‘환자’가 전부였다.

“의사라는 직업은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수인 직업이다. 환자가 의사를 믿고 찾아올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힘들다고 환자 돌보는 것을 소홀히 하다 보면, 나중엔 환자를 돌보고 싶어도 환자가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나를 믿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현재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