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환자의 건강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진료한다면, 많은 환자들이 위로를 받고 조금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 고려가정의학과 최광원 원장

 

<임상내과> 4월호에서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서울 개봉동 지역 내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고려가정의학과의원 최광원 원장을 만났다.

 

 

서울시 개봉동에 위치한 고려가정의학과의원

고려가정의학과의원은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전국을 들끓게 하던 2002년, 서울 개봉동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개원 이후 현재까지, 15여년의 시간 동안 지역 내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건강검진과 5대 암 검진도 시행하고 있다.

“호흡기, 소화기, 심혈관질환 등 1차 의료기관에서 흔히 접하는 질환들을 다방면으로 진료하고 있다. 또한, 건강검진을 함께 하고 있기에 생활습관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

고려가정의학과의원에는 유방촬영과 일반 방사선촬영을 하는 방사선실과 혈액검사, 요검사, 분변검사 그리고 심전도 폐기능 검사가 가능한 병리실을 갖추고 있다.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 갑상선초음파, 유방초음파, 복부초음파, 심장초음파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도 확립되어 있다.

만성질환 관리, 환자와 의사의 ‘동행’

“개봉동은 대다수의 지역 주민들이 연령대가 좀 높은 편이다. 환자의 연령대는 50

대에서 80대까지 고령의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고혈압, 당뇨병 등의 생활습관병과 근골격계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고령의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오랜 치료에도 끝나지 않는 만성질환과 그에 따르는 통증이다. 이에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다. 최광원 원장은 고령 환자의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선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고혈압과 당뇨병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설명하는데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는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노후에 합병증으로 고생을 많이 하실 것이라는 경고도 하고, 건강하고 즐거운 노후를 위해 꾸준히 절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개봉동에는 홀로 외로이 사는 어르신들이 참 많다. 그런 분들에게 의사가 함께 해드리겠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격려와 위로도 해드리면서 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건강관리, 운동과 식사 조절부터

“건강검진의 중요성은 개원 이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환자 치료보다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가지는 사명감 같은 것이랄까?”

최 원장은 건강관리에 있어 ‘운동’과 ‘식사 조절’을 항상 강조한다고 말한다. 유산소 운동이 어떤 것인지, 몸에 맞는 운동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걸을 때 어떤 속도로 걸어야 하는지, 주위에 산을 오르라고 한다든지를 설명한다고 한다. 환자가 무릎 통증이나 허리 통증으로 운동하기 어렵다고 할 때는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상담하고 있다. 식사 조절에 대해 역시 구체적으로 상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고기를 싫어하여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고 찌개나 김치 등 염분이 많은 음식들을 많이 섭취하는 편이어서 상추나 샐러드 등의 염분이 적은 야채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떡, 사탕 등 탄수화물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간식보다는 과일과 우유 등 미네랄,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한 간식을 많이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환자를 ‘진단’하고 ‘파악’해야

최 원장은 인터뷰 내내 ‘책임감’을 강조했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단해 그 문제를 책임감 있게 진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겁을 주거나 필요 이상의 치료 행위를 하여 불필요하게 환자의 시간과 비용을 사용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란 직업의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치료를 행한다면, 환자와 의사 사이의 높은 신뢰감 형성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동네의원에서 진료하기 힘들고, 질환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를 자꾸 회피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찾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질병 자체가 조금은 어렵고 동네의원에서 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고 하여도 환자가 대학병원에 가는 것보다 동네의원 의사인 자신이 책임감을 갖고 진료하는 것이 환자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되면 환자와 합의하여 진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환자도 힘들지 않게 자신의 질병을 지속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고, 의료비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노래하는 의사

최 원장은 가정의학과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평소 노래를 좋아하던 그는 합창단 창립 소식을 듣곤 지원, 현재까지 만 4년째 동료 의사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의사협회가 진행하는 행사나 가정의학과 학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렇겠지만, 환자 진료에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다. 지친 일상에 노래가 많은 위안을 주더라. 앞으로는 노래에게 받은 위안을 봉사활동 등 재능기부를 통해 우리 이웃에게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모범의사’를 꿈꾸다

최광원 원장은 저수가로 인한 열악한 의료 환경, 의사들의 자율 진료를 옥죄는 이상한 건강보험의 진료 가이드라인, 비정상적인 진료전달 체제 등 현재 의료계에 산재해 있는 여러 문제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러한 환경은 의사들의 소극적인 진료를 유도하고, 의사들의 진료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환자를 대할 때는 의사로서의 명분을 다하고 싶다. 우리 지역 환자들만이라도 그것을 알아주고 인정을 해준다면, 우리나라 의료계에 조그마한 파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최광원 원장은 ‘모범’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다른 가정의학과 의원의 모범이 되어 이 시대에 가정의학과 의원은 어떠한 형태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 후배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에게 제시하고 싶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최 원장의 모교 후배인 고려대학교 의료원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이 고려가정의학과의원으로 파견을 나와 진료를 참관하고 있다고 한다. 최 원장은 “후배들의 배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누군가의 앞에 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게, 고려가정의학과의원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고, 발전시킬 수 있게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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