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대 한국여자의사회 김봉옥 회장(前 충남대병원장)

헬스미디어l승인2017.06.02l수정2017.06.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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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여성 국립대 병원장 출신
제28대 한국여자의사회 김봉옥 회장(前 충남대학교 병원장)

- 여성의사의 권익 신장과 여성과 아동의 건강을 위해 힘쓸 터
- 의료계에서의 양성평등과 건강한 사회를 위한 여의사 리더십 중요

 

'참된 의사로서, 현명한 여성으로서, 건강사회의 지도자로서'라는 미션을 가치 삼아 지난 1956년 창립한 한국여자의사회는 6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여의사전문가 단체다. 이들은  평소 학술교류 및  회원들의 친목을 다지며, 국제 교류와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국민건강증진에 힘써오고 있다.

또한, 여의사들이 의료계 뿐 아니라 사회의 리더로서 성장하는 것을 돕고 여성과 아동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6월호에서는 여성권익 신장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한국여자의사회 김봉옥 회장(前충남대학교병원장, 재활의학과 교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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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한국여자의사회(Korean Medical Women’s Association)의 설립 배경은 무엇인가요?

A. 6.25 전쟁 이후 대한민국은 국가적으로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혼란스럽고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전쟁으로 파괴된 학교로 인해 교육 시설이 황무한 상태였으며, 의료 환경 또한 매우 열악했습니다.

국내에서 정식적으로 의학 정규 교육을 이수 받은 여성 의사는 아주 적었고 외국에서 교육받은 여의사도 많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1952년 부산에 피난 중이던 여의사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했던 것을 모태로 휴전이 되어 서울로 돌아온 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다시 모이게 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여자의사회장이었던 닥터 리드의 권유로 1956년 대한여자의사회(한국여자의사회의 전신)의 창립을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대한여자의사회는 1972년 4월에 한국여자의사회로서 개칭되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발족 당시 전국에 여성 의사 수는 약 650명뿐이었습니다.

이 중 한국여자의사회에 가입한 회원 수는 75명이었고 초창기 멤버였던 이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2014년 기준, 약 23,912명 규모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한국여자의사회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 역대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또한, 규모의 성장뿐만 아니라 한국여자의사로서 자랑스럽게 주일억 제11대 前한국여자의사회장과 박경아 제25대 前한국여자의사회장이 세계여자의사회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한국여자의사회 출신이 제19대 국회의원에 3명이 당선되는 등 여성 의사들의 사회적 성장에도 기여를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여성의료인들의 성장과 발전 과정에는 희생과 의료봉사, 탁월한 선견지명이 있었던 선배들의 열정과 헌신적인 활약이 큰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Q2. 제61차 한국여자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왕관 신드롬'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요?

A. ‘왕관 신드롬(tiara syndrome)’은 現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의 저서 『린 인』에서 읽었습니다. 여성들이 "자신이 직무를 충실히 제대로 수행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알아보고 자기 머리에 왕관을 씌워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Carol Frohlinger 와 Deborah Kolb 가 왕관증후군이라"고 불렀습니다.

왕관은 자신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성취물을 나타냅니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왕관을 씌워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동적인 생각과 행동을 버리고, 여성으로서 합리적인 요구나 개선 사항이 있을 시 능동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이행하면 왕관이 씌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셰릴 샌드버그'는 왕관 신드롬이 발생한 원인을 남성 위주로 집중하여 인력을 키우는 사회문화에서 찾습니다. 예컨대, 엄마는 예쁘면 되고 아빠는 돈을 잘 벌어오면 되는 역할 구조의 문화에서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같은 현상을 겪고 있으며, 남성 위주의 문화가 발생한 배경에는 남성만이 아닌 여성에게도 물론 책임이 있습니다.

여성들이 수동적으로 머물러 있지 말고 능동적으로 유리 천장과 유리벽을 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Q3. 여성회원들과 소통 강화를 위해 '멘토링 콘서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멘토링이 유행이며 중요한 시대입니다. 젊은 여성 의사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진로와 삶에 대한 고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고민을 나누기 위해 경험 있는 선배들에게 멘토링을 받으면 좋은데, 의논할 상대가 제한적이며 멘토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들은 서로 경쟁해야 했으며, 젊은 여성 의사들은 진료 업무와 충산과 육아 등 일인 다역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 멘토링 콘서트

기혼인 젊은 여성 전공의가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많은 젊은 여성이 겪는 시댁과의 갈등, 과중한 업무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인 결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12년 첫 멘토링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멘토링 콘서트는 선배 여의사들이 젊은 후배 예비 여의사(의대생)에게 경험한 지혜와 지식을 서로 공유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의과대 여학생들을 멘티로 맞이해 약 50명의 선배 여성 의사들로부터 참가 지원을 받아  멘토와 멘티를 매칭시켰습니다. 서로 만나기도 하고, 인터넷과 전화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겨울 방학에는 여성 의대생뿐만 아니라 여성 간호대생, 여성 치대생을 포함시키는 멘토링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멘토링 콘서트가 점차 정착이 되면서 여성가족부, 대한의사협회 및 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에서 예산 지원을 받기도 했으며 멘토링콘서트가 점차 정착이 되었습니다. 금년에는 한국여자의사회의 자체 예산도 반영될 예정이며, 의사 면허를 받은 젊은 레지던트, 펠로우를 대상으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년 8월 마지막 주에 전국여의사대표자 대회를 11년 동안 줄곧 진행해왔는데, 이 기회를 통해 앞으로는 각 지역에서 진행해 온 자체 멘토링 프로그램 내용들을 선별해 같이 이끌어 갈 계획입니다.

Q4. 의료정책에 있어서 여성의 의사결정 권한을 위해 조정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여의사들끼리 모여 있으면 양성간의 불평등을 겪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료계 주요행사에서는 임원석에 계신 여의사는 참 드물게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41개 의과대학의 대학병원이 있지만 병원장 중에 여성은 한 두 분 정도입니다. 제가 첫 여성 국립대병원장으로 일 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으로선 굉장히 영광스런 일이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위직에 있는 여성의료인들은 많지만 책임을 지면서 의사결정을 하는 대표성을 지닌 위치에 여성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인사와 재정 배분등에 양성평등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현장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고려하면 여성 의사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제의 경우 여성에게 50% 할당 및 추천 1순위는 여성을 지명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반면, 일하고 있는 의사의 24%가 여성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의협 대의원으로는 극소수의 여의사가 있을 뿐입니다. 점차적으로 여의사 대의원 수를 증가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 보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구절처럼 여의사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해 보다 진취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위 보직자로서의 경험과 훈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