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무영 차장 퇴임… "행복하고 영예로웠다"

퇴임사 통해 공직생활 소회 밝혀… "견고한 식약처되길"

식품의약품안전처 유무영 차장(58, 서울대 약대/사진)이 퇴임하며 그동안의 공직생활을 마무리 했다.

아직 후임 차장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유무영 차장은 7일 퇴임사를 통해 공직생활에 대한 소회를 드러냈다.

유 차장은 "변화란 이름으로 다가서는 제 앞의 시간을 이젠 제법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건 그간의 시간이 무탈했던 탓"이라며 "부족했거나 후회스러웠던 시간조차 이젠 부재와 결핍이라기보다 추억과 경험으로 읽히는 걸 보면 그간의 공직생활이 행복하고 영예로운 것이었음의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차장은 "오송생활을 시작하면서 틈나면 자주 걷던 오송 돌다리못은 견고했다"며 "식약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안도 많고 인력과 예산을 비롯해서 가난한 구석도 적지 않은데 빠르게 다가서는 변화의 내용과 속도에 대해 많은 관찰자와 평가자들이 들여다 봐도 마치 돌다리못처럼 무성하게 객체화되지 않으며 뚜벅뚜벅 제 갈길을 걸어가는 그 견고함"이라고 당부했다.

유 차장은 "우리조직(식약처)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갈수록 공직의 가치와 무게를 알게 된 건 제 행복이고 기쁨이었다"며 "후배들에게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제가 보내온 시간에 대한 알리바이를 그래도 조금은 확보하지 않았나 싶은 안도감 같은 게 맘속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또한 유 차장은 "이제는 당면문제와 에로사항을 직접 해결하며 직접 길을 걷는 여행자의 신분에서 벗어나 우리 조직을 응원하는 관찰자로서 신분의 변화는 있겠지만 그 또한 지금 이 자리까지 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듯이 즐거운 관심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풍이 아름다운 건 어울리는 장소에서 붉어질 시기에 맞춰 힘껏 붉어질 수 있음이 아닌가 싶다"며 "그칠 때 그칠 줄 알고 떠날 때 떠날 줄 아는 것과 닮아있다"고 떠나야 하는 시기에 떠난다는 점을 시사했다.

유 차장은 1960년 출생으로 서울대 약대(79학번)를 졸업한 약무직 출신 공무원이다.

그는 7급 약무직으로 보건사회부 약정국 약무과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이후 식약청으로 옮겨 의약품안전정책과장, 임상제도과장, 대변인, 청와대 보건복지행정관, 의약품안전국장, 기획조정관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고 지난해 5월 차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