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사진)이 탄핵당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에 의해 탄핵당한 최초의 의약단체장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20일까지 온라인과 우편을 통해 진행한 김필건 한의협 회장 불신임 투표 개표 결과, 총 1만 4,404표(온라인 1만 1,521표·우편 2,883표) 중 1만 581표가 탄핵에 찬성(찬성률 73.5%)해 탄핵정족수 3분의 2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필건 회장과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임명직 임원의 직위는 21일 새벽 2시부로 해제됐다.

김필건 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14일 첫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3년 뒤인 2016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42대 한의협 회장으로 직무를 수행했다.

전 집행부에 대한 불신과 갈등 속에 2013년까지 한의사 비대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김필건 회장은 직선제 개편이라는 변화 속에 첫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됐지만, 이후에도 반대 세력과의 갈등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지난 10월 10일 TV조선이 '법안 발의 대가 금품 로비 정황 한의사협회 수사'라는 단독보도를 통해 "선관위가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는데,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안 로비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김필건 한의협 회장은 2016년 한 해 동안 국회의원 후원회 38곳에 41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연간 개인이 기부할 수 있는 후원 한도액이 2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한의협은 "수사는 2016년 김 회장의 개인 후원금에 대해 이뤄진 것이고 법안 발의 시점이 2017년 9월인 것을 감안하면 선관위 고발로 인한 수사가 이뤄지는 도중에 법안이 발의되도록 로비를 했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반박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이미 한의계 내부는 물론 외부 여론도 등을 돌린 상태다.

탄핵 이후 한의협 선관위는 이번 의결과 정관(제9조의2 제3항·제4항, 제15조 제3항, 제18조제2항)에 의거,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회장·수석부회장, 임명직 부회장 및 임명직 이사 전원도 해임된다”며 “당연직 부회장 중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이 회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전했다.

이어 “부회장에는 경기지부 박광은 지부장과 대한의학회 최도영 부회장이 임명됐다”며 “3개월 이내 보궐선거를 실시해 차기회장을 선출할 때까지 이들이 집행부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