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부터 보호하고, 암 걱정 없는 대한민국 만들 것”

국립암센터 이은숙 원장 인터뷰 헬스미디어l승인2018.04.02l수정2018.04.0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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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의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고,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하고자 설립된 국립암센터. 개원 후 17년여의 시간 동안 총 7명의 원장을 맞이한 국립암센터는 지난해 11월 23일, 국립암센터 최초의 여성 원장이자 제7대 원장으로 이은숙 원장을 임명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최초의 고려의대 외과의사, 최초의 의대 수석졸업, 최초의 대한외과학회 여성 이사, 최초의 국립암센터 비서울의대 출신 원장 등 이은숙 원장만큼 ‘최초’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인물도 드물 것이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이은숙 원장이 그려내는 국립암센터는 어떤 모습일까? <임상내과>는 국립암센터 제7대 이은숙 원장을 만나 과거의 국립암센터, 현재의 국립암센터, 미래의 국립암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국립암센터를 소개하자면?

A. 국립암센터는 국민의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고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국립암센터법에 의해 2000년 설립, 2001년 개원해 올해로 개원 17주년을 맞이했다.

국립암센터는 국내 유일의 암 연구·진료·정책입안·교육을 모두 망라하는 암 전문기관으로서 암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소, 진료를 주 기능으로 하는 부속병원, 국가암관리사업의 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하는 국가암관리사업본부, 그리고 지난 2014년 개교해 암 연구 및 관리 분야의 국제적 인재를 양성하는 국제암대학원대학교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국립암센터에는 암에 대한 연구·진료·교육·정책지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암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이러한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만 특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연구를 겸하고, 연구자가 정책 사업을 겸하고, 정책 사업가가 교수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기능이 원활하고 유기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17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고의 암센터’를 만들어 보자는 구성원들의 헌신과 함께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서 가능했다.   

Q. 2018년을 맞이해 국립암센터에서 중점을 두고 진행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A. 원장 취임사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일관되게 밝혔듯 국립암센터의 ▲ 연구자원 개방 ▲ 암 연구-진료-정책의 선순환 구조 수립 ▲ 중앙호스피스센터 유치로 강화될 국민 중심 의료 서비스 ▲ 품위 있고 건강한 사회 구현을 위한 국가 암 관리사업 ▲ 암 정복을 위한 대내외 협력 증진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변화하고 발전하는 젊은 국립암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국립암센터의 개원 멤버의 한 사람으로써, 국립암센터가 ‘최초’에서 ‘최고’로 가는 길을 함께 만들어 왔다. 나를 포함한 전 직원이 초심으로 돌아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며, 과감하게 도전하는 청년정신을 드높일 수 있도록 생동감과 열정이 넘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Q. 암 치료 등 국립암센터에서 진행되는 차별화된 의료시스템은 무엇인가

A.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은 최근 많이 도입되고 있는 ‘다학제적 통합진료’의 효시로 개원 초부터 암 중심의 센터제를 운영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을 중심으로 11개의 질환별 진료센터와 5개의 기능별 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 명의 환자를 두고도 다양한 과의 전문의들이 함께 의논해 진단을 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다학제적 접근이 매우 활발한 것이 우리의 특장점이다.

국립암센터는 현재 부속병원 증축이 진행 중인데, 차질 없는 공사와 성공적인 운영으로 민간에서 기피하는 공익적 목적의 병상을 중점 확충하려고 한다. 또한, 증축을 기점으로 사물 인터넷 기반의 환자 서비스 구축과 데이터가 생명인 미래 의료를 대비한 정보시스템 혁신도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

Q. 최근 국립암센터가 인도네시아 국립암센터와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A. 국립암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 암 관리 및 예방 협력센터로 확대·지정되어 암 전주기에 걸친 세계보건기구와의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암 분야의 국제적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나 일본 국립암센터와 같은 세계적인 암 전문 기관과는 공동연구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매년 국내외 많은 기관들이 우리의 국가 암 관리 및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국립암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최근 우리와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인도네시아의 다르마이스 국립암센터(Dharmais National Cancer Hospital)는 최근 연구소를 새롭게 건립하게 되어 국립암센터 연구소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고자 방문했다. 이번 협약이 양 기관은 물론 한국-인도네시아 양국의 보건의료 분야 교류·협력에 기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대통령 방중 기간에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보건장관회의에 참석해 양국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다진 바 있다. 보건의료 분야의 중요한 파트너인 중국 국립암센터와 ‘암 관리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양국간 긴밀한 소통채널을 구축할 것이다. 또한, 지난 12월 말 한일 암 연구 워크숍에서 논의한 대로 데이터 공유 등 공동연구를 통해 일본 국립암센터와의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Q. 국립암센터는 환자 치료와 함께 암 치료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A. 국립암센터 연구 사업은 정부 출연금을 재원으로 2001년부터 시작한 기관 고유연구사업(intramural research)과 외부기관의 위탁을 통해 이루어지는 수탁연구사업(extramural research)인 암 정복 추진연구 개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으로 국내 암 연구자들을 위해 국립암센터가 보유한 연구자원을 개방하고,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한다. 종양은행, 실험동물실, 코어랩, 생물의약품생산실, 오믹스코어실험실 등 국립암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중요한 암 연구 기반시설과 자원부터 철저한 개인정보보호와 관리체계 하에 공개·공유하고자 한다. 이 데이터와 암 관련 통계, 진료정보, 유전체 분석자료 등을 연계하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내 암 빅데이터의 중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점 추진 과제 중 하나이다.    
 
Q. 국립암센터 설립 이후 다양한 연구성과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A. 국립암센터 연구소는 공익적 핵심 암 융합 연구, 정밀의학 실현 암 기반 연구, 근거기반 전주기적 암 관리 연구, 공공 개방형 암 연구 인프라 운용 등 4대 중점 연구주제를 도출하여 부속병원, 국가 암 관리 사업본부 등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축적된 기초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이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 결과, 연구성과의 양적ㆍ성장을 이뤄내 연도별 SCI급 논문 건수와 편당 평균 IF (impact factor)가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창출된 성과 중 우수기술을 발굴, 연구개발 성과물을 지식재산으로 권리화를 통한 연구자 권익보호, 기술이전 및 기술사업화를 통한 성과활용 및 확산을 위해 2013년 기술평가이전센터를 설립하여 지속적인 기술료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41건, 189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국립암센터는 암 연구 인프라 구축과 함께, 민간에서 수익성 등을 이유로 수행하기 어려운 공익적 연구·진료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희귀 난치성암, 암 환자들에 대한 통합적 지지의료, 호스피스완화의료, 소아암 환자를 위한 연구·진료를 꼽을 수 있다.

또한, ▲ 골전이암에 대한 골시멘트 주입 수술법 효과 입증,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골종양 수술 등 희귀 난치암 환자들의 치료율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 ▲ 비만 경력 남성 암경험자의 새로운 이차암 발병 위험 높인다는 결과를 JCO(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 ▲ 자성 나노와이어를 이용한 혈액에서 암세포 검출기술 개발 등의 최근 연구성과를 예기로 꼽을 수 있다. 
  
앞으로 국립암센터는 암 연구-정책-진료가 효과적으로 이어지는 터미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탁월한 연구성과가 도출되더라도 이것이 임상과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단절되는 것이 우리나라 암 연구의 안타까운 현실이자 한계이다. 부속병원은 신치료기술의 테스트베드로서,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치료법이 임상현장에 신속히 적용되도록 할 것이다. 그 결과를 암 빅데이터센터에 저장해 분석하고 정책과 연계해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Q. 암 환자의 경우 병원을 내원하기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 각종 종양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A. 생활습관의 서구화 증가, 건강하게 균형 잡힌 식단보다는 동물성 지방, 인스턴트식품의 섭취 증가가 늘어나는 한편, 운동량은 부족해 젊은 연령대의 암 위협 요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암 발생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는데, 특히 금연이 대표적이다.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가 개발한 ‘국민 암예방 수칙’에 따른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길 바란다.

더욱이 유방암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특히 우리나라는 서구에 비해 더 젊은 나이에 호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젊은 연령대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궁경부암 역시 젊은 연령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국가암검진에서도 검진 시작 연령을 20세로 낮추었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되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예방백신이 개발되었으므로 접종을 권유한다. 더불어 간암 예방을 위해 간염 예방주사 역시 권한다. 젊은 분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과음하기 쉬우나, 과음 또한 암 발생에 관여하므로 금주 혹은 절주를 권한다.

무엇보다 40대부터는 각종 암의 발생 가능성이 크게 증가하는 연령대이므로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며, 국가암검진을 통해 조기진단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Q. 최근 우리나라는 선진국형 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암은 예방과 조기발견이 중요한데, 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A. 고령사회가 되고 서구식 식습관이 보편화되면서 이른바 선진국형 암이라고 불리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형 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 더 나아가 각종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암 발생의 1/3은 예방 가능하고, 1/3은 조기 진단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1/3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점을 꼭 기억하고, 암 예방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국민 암 예방 수칙’에 따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바란다. 또한,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아 증상이 없는 시기에 조기 검진하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암으로 진단받더라도 좌절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을 신뢰하고 상의하여 최선의 치료를 받으시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Q. 국립암센터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A. 미국의 국립암연구소처럼 암에 대해서는 독보적인 권위를 가진 기관으로 성장해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암센터가 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을 암으로부터 보호하고 암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국립암센터가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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