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의과대학이나 치의과대학을 나온 후 국내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해 합격하는 비율이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3~2017 외국 의과‧치과대학 졸업자 의사면허 소지자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외국대학 출신 국가별 의사‧치과의사국가고시 응시자는 총 813명으로 ▲필리핀 516명 ▲미국 133명 ▲독일 35명 순이다.

이 중 합격자는 246명(30.3%)으로 응시자 3명 중 1명이 합격하는 데 그쳤다. 국내 의사 및 치과의사 국가고시 최근 5년간 평균 합격률이 94.8%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합격자 수는 ▲미국 76명(30.9%) ▲필리핀 66명(26.8%) ▲독일 22명(8.9%) 등으로, 외국 대학 출신으로 국내 국가고시에 합격한 사람의 2/3가(164명, 66%) 미국, 필리핀, 독일 출신이었다.

합격률 순으로는 2명 이상 응시한 경우에 한해 ▲영국 12명(92.3%) ▲호주 10명(90.9%) ▲뉴질랜드(90%) 순으로 높고, ▲필리핀 66명(12.8%) ▲캐나다 1명(16.7%) 순으로 낮았다.

2003~2017 외국대학을 졸업한 의사‧치과 국가고시 합격자 246명 중 국내 요양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치과의사는 총 171명(69.1%)으로, 합격자 10명 중 7명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사의 경우 합격자 68명 중 48명(70%)이 국내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며,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14명(30.4%) ▲의원 12명(26.1%) ▲종합병원 10명(21.%)순이었다.

한편, 복지부 장관이 졸업 후 국내 국시 응시를 인정한 외국 의과‧치과대학은 33개 국가 총 241개 대학이며, 의과대학 123개, 치과대학이 118개다. 국가별로는 미국 57개(23.7%), 필리핀 38개(15.8%), 독일 34개(14.1%)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같은 인정제도가 법적위임 없이 복지부 내부 지침만으로 운영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복지부장관이 인정한 외국대학을 졸업한 사람에 한해 국내 의사 및 치과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지만 졸업자 인증기준에 대한 법적 위임 없이 복지부 내부지침만으로 운영된다는 점, 응시자격기준이 일반 대중에 공개되지 않아 의료계 종사자 일부만 해당 내용을 알고 활용한다는 점,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선택이 제한되는 것 등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외국대학 졸업자의 국내 의사‧치과의사 국가고시 응시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응시자의 권리가 침해 될 우려가 있는 만큼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응시기준을 명확히 해 응시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