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가 서울대병원(병원장 서창석)이 의료기관 인증평가 기간에만 기준을 충족하는 운영을 하고, 나머지는 인력 및 시설의 부족으로 기준에 미달하거나 위반하는 운영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26일 오전 9시 서울대병원 노조는 서울대 병원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기 내용을 주장하며 인력 및 시설의 확충을 촉구했다.

의료기관 인증제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며, 공표된 인증조사 기준의 일정 수준을 달성한 의료기관에 대해 4년간 유효한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즉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자발적이고 지속적 노력을 유도해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인 것.

하지만 노조는 "서울대 병원을 비롯한 다수의 병원에서 인증제의 원래의 취지와는 무관하게 인증 평가 기간인 4년에 1번, 고작 4일만 가까스로 평가 기준을 맞추고 인증 평가기간이 아닌 기간에는 기준에 미달하거나 위반하는 경우가 만연하다"며, "인증평가 기간에는 평소에 하지 않는 추가업무를 하고 환자 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며, 기록 문서를 조작하고, 인증평가단에게 허위 대답을 지시하는 등 인증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서울대병원 측의 편법, 위법행위는 ▲인증평가 기간만 직원 수를 늘리거나 환자 수를 줄인다 ▲평소엔 마취 후 집도의가 오는데 인증 때만 마취 전에 와서 환자 확인을 함 ▲소방훈련 받은 적 없는데 인증단에게 소방훈련을 받았다고 허위 진술을 하게 함 ▲의사업무인 동의서와 의무기록을 간호사에게 서명하도록 시킴 ▲의약품 냉장고 온도계 이력을 조작, 허용범위를 벗어난 기록 삭제 지시 등이다.

이날, 현장 발언을 한 서울대병원에 재직 중인 김소현 간호사는 "인력과 시설의 부족으로 손 소독도 못 하고 투약 준비를 하는 경우도 있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건이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인증평가기간중에 병원은 평소에 하지 않았던 일을 시키고 평소에 계속했다고 증언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노조는 병원 측에 ▲인증평가 관련 허위, 편법, 조작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정직한 평가를 받을 것 ▲인력 부족을 인정하고 환자와 병원노동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즉각 대규모의 인력을 충원할 것 ▲평가인증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의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병원 측은 노조의 주장에 반박하며 "추가인력 충원이 필요한 부서에 대해서 현재 지속적으로 적정성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