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기병원 임종기 환자 대책 "전무"생애말기 돌봄 필요성 제기

의료기관 사망률·임종기 의료비 지출도 증가 추세

지난해 병원 사망 비율이 76.2%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망률은 2001년 39.8%, 2009년 65.9%와 비교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병원에서 사망하는 국민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급성기 병원 임종기 환자의 생애말기돌봄 심포지엄'이 개최됐다(사진 참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사실상 대다수 국민이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 급성기병원에서의 임종기 환자에 대한 '생애 말기 돌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포지엄에서 최윤선 한국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이사장은 "사회의 고령화에 따라 임종기 돌봄 대상자가 증가하고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병원 임종기 돌봄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2017년도 의료기관 사망률은 76.2%로 나타났는데, 이로 인해 의료비 지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망 전 1년간 지출한 의료비가 지난 10년 새 3.4배 증가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완화의료 이용률은 5.6%에 불과해 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법'의 시행으로 지정된 기관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여기에 해당되는 환자군은 말기 암 환자 및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 말기 환자로 제한돼 있어, 현재 전체 사망자의 5%만이 혜택을 누리는 상황이다.

또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대균 교수는 국내 병원 사망의 현실을 보다 적나라하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급성기 병원에서 임종기 환자에 대한 프로토콜조차 부재하다 보니, 임종 가능성에 대한 통보가 대개 사망 수일전에 이뤄지며, 의학적인 상태에 대한 설명에 그치고 있어 심리사회적 지지나 임종교육은 전무하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들은 별도 부담으로 1인실을 이용해야 하며, 환자의 경제적 형편이나 병실 사정에 따라서는 어수선할 뿐만 아니라 사생활 보호가 어려워 병동 내 처치실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호스피스 병동이 설치된 의료기관 외에는 임종실 운영 사례가 거의 없고, 별도의 임종 돌봄 관련 수가도 없어 적절한 인력 투입도 곤란하다"며, "의료진 자체도 임종환자 돌봄에 대한 교육이나 수렴의 경험이 거의 없어 임종환자나 그 가족들을 대하는 시간을 부담스럽고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김대균 교수는 "해외의 경우 1970년대 초반부터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와 환자 중심의 의료 및 돌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급성기 병원에서의 생애말기돌봄의 질향상을 위해 다면적인 검토가 시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병원 임종비율을 줄이기 위한 장기전략과 병원에서의 질 높은 임종돌봄을 위한 단기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지역사회 기반의 생애말기돌봄 체계를 구축해, 병원에서의 임종 비율을 줄이고, 임종기 판단 이후 1인실 이용 급여화 및 임종실 설치, 급성기 병원에 전문완화의료팀 운영 확대 등의 방식으로 급성기 병원에서의 임종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토론자로 참석한 염호기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부회장은 "병원에서 태어나 죽는 시대에,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들이 임종기 환자에 대한 생애말기돌봄에 대해 교육도 받지 않고, 고민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반성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임종실을 갖추는 것처럼 하드웨어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이 시스템도 돌아간다"며, "의과대학부터 임종기 환자에 대한 돌봄교육이 이뤄져야겠고, 의사들 스스로 이 같은 서비스 필요성에 대해 인지해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