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일규 국회의원 인터뷰

"의사는 성직, 의사 시절 배운 정의로써 국회의원직 수행할 것" 전승재 기자l승인2019.02.28l수정2019.03.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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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인은 내우외환의 처지다. 진료실 안에서는 의료인 개인의 안전에 대한 걱정, 진료실 바깥에서는 의사로서 삶을 영위하기 힘든 사회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의료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기조가 현 정부 임기 동안 강하게 유지될 것이며, 이에 따른 의사의 희생과 양보가 더욱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일까?"

한편, 지난 2018년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의 대리수술 의혹을 폭로하면서 해당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정 모 과장에게 "선생님, 우리 아는 사람들끼리 그렇게 얘기하지 맙시다"라며 일갈하는 국회의원이 있었다. 그는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일규 의원(천안 병)이었다. 윤 의원은 비의사 출신 의원들이 언급하기 힘든 전문 의료용어와 의료계 현실을 섞어 가며 증인에게 대리수술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그가 국감 동안 가장 강조하던 것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였다.

이 장면을 보고 본지는 의료계 현실에 대해 윤 의원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지금 의료계가 "이래도 되는 것일까?" 이에 <헬스미디어>는 윤일규 의원을 만나 현재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고, 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는지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 "자유롭게 소신껏 해야 할 말과 행동을 할 것"
윤 의원은 8개월 동안의 의정 생활 소감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자유롭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생각과 행동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윤 의원은 "의료분야에 대한 생각과 문제점들을 자유롭게 토론하고 그걸 법안으로 만들고, 이미 만들어진 법안이라도 현장에서 경험했던 문제점을 제기해 현실을 반영한 법안이 되도록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며, "자유롭다"는 말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윤 의원은 "그 때문에 국회의원은 더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은 쓸데없는 욕심을 갖지 않는다면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라는 것. 윤 의원은 "국회의원은 우편배달부"라며, "지역에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나 필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잘 요청하고 전해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일을 할 때 가장 정직해야 한다. 올바르게 생활해야 하며 원칙을 지키고 나를 위해 욕심부리지 말자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윤 의원은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고 거침없는 의견표현으로 유명하다. 지난 '18년 5월 부천의 한의원에서 봉침으로 인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환자가 사망한 일명 '봉침 사망 사건'에 대해 "복지부뿐만 아니라 식약처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지난 7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으로서 처음으로 신고식을 할 때도 "국회의 긴 공전에 국민들은 몹시 가슴 아파했음에도 아무도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는 분위기에 당황했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본지는 이런 거침없는 소신의 표현 근간이 궁금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윤 의원은 "나는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의사"라며, "의사는 성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인간으로서 생명을 직접 지킬 수도, 거둘 수도 있는 사람은 의사밖에 없다. 또한 남녀구분 없이, 의식의 여부없이 사람에게 직접적 행위를 가할 수 있는 유일한 직종이 의사다. 따라서 의사는 직업에 대한 윤리적 감각과 정직함을 가지고 원칙대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정의로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의사로서 살아온 시간 동안 생긴 신념이라는 것. 이후 윤 의원은 인터뷰 내내 '정의', '올바른 것' 등의 표현을 자주 썼다. '정의'를 강조하고 '올바른 것'을 중시하는 윤 의원에게 현 의료계의 상황에 대해 질문을 시작했다.

◆ "적정 수가 보전, 의사만 좋은 것이 아니다"
먼저 본지가 질문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의료인들의 진료 환경에 대해 윤 의원은 "문제가 있다"고 운을 뗐다. 특히 적정 수가 보전을 강조했는데, 여기서 현 의료계의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윤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초기부터 주장했지만, 비급여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치료 효과가 일정 부분 증명되었으나 비용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아 급여화가 되지 않은 치료법도 있고, 의료수가가 원가를 보존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료기관들의 자구책이 되기도 했다"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성공하려면, 의료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비급여를 보완해줄 만한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료계 반발을 잠재울 수 없다. 원래 의도대로 모두가 행복한 정책이 구현된다면, 진료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3분씩 진료하는 문제 등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에 따라 진료환경 개선도 함께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윤 의원은 "만일 이런 식으로 정책이 지속된다면, 의사들은 과잉 진료 및 방어 진료를 하게 된다. 특히 과잉 진료는 의료분쟁으로 법정에 갔을 때 최선을 다한 결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자 개인들의 경제적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지게 된다"며, "그래서 의사가 돈 생각 안 하고 윤리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정당한 수가 보전이 중요하며, 여기서 만들어진 정당성이 의사를 규제할 수 있는 합당한 논리가 된다"고 덧붙였다.

◆ "수도권 및 서울 BIG 5 병원 쏠림 현상은 의료진의 의료환경을 악화시킨다"
윤 의원은 서울의 종합병원이 아니라 지방의대 교수 출신이다. 이에 서울 및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에 대한 윤 의원의 의견이 궁금했던 본지는 윤 의원에게 수도권 및 서울 BIG 5 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의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윤 의원은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하며, "1, 2, 3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분명해야 하고, 분명히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그렇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감기처럼 지역사회에서 해결 가능한, 흔하고 가벼운 질환은 1차 의원에서 해결하고, 3차 병원은 정말 치료가 어려운, 합병증이 있거나 희귀한 질환의 환자들만 이용해야 한다. 1, 2, 3차 역할이 분명히 나뉘면 당뇨나 고혈압 등으로 BIG 5 수련병원을 갈 필요가 없다. 자연스럽게 수도권 집중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과 서울 간의 의료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윤 의원은 "의료 자치가 필요하다. 균형발전이 중요하다"며, "지난 메르스 사태 때처럼 위기가 왔을 때 지역에서도 수습 가능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지방병원도 최소 1시간 이내에 죽는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따라서 의료 기술, 지원 등을 서울에 집중하기보다 지방에 적절히 분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자 쏠림 현상은 정말 위급하고 빠른 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대한민국 의료는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됐다. 하지만 이젠 지방병원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의원은 환자 쏠림 현상과 함께 수련의 환경 개선을 언급했다. 윤 의원은 이미 지난 10월 BIG 5 병원들의 '전공의법' 미준수를 지적한 바 있으며, 이는 환자 쏠림 현상에 수반된 의료환경 악화라는 것. 윤 의원은 "전공의법 준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전공의들의 참여 확대 등 국정감사 때 질의한 내용을 토대로 제도 개선도 추진할 것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 "故 임세원 교수의 비극,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최선 다할 것"
한편, 지난 12월 진료를 보던 환자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故 임세원 교수의 비극이 일어났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TF'를 발족했고, 윤 의원은 TF의 단장을 역임하며, 의료인들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한 입법을 진행한 바 있다.

본지의 의료인의 안전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윤 의원은 "임세원 교수 사건은 너무나도 안타깝다. 끝까지 환자를 책임지고자 했던 의사의 순직이었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의사가 환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TF의 팀장을 맡았고, 결과물을 냈다.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입법뿐만 아니라 제도적 보완, 재정 지원도 필수적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정의로운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인터뷰 말미 향후 계획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윤 의원은 "의료 평준화를 이뤄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의료 평준화, 혹은 '의료 민주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서울에 사는 국민이든, 지역에 사는 국민이든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고루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다시 "정의"를 언급했다. 윤 의원은 "나는 정의로운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말하며, "나는 30여 년간 지방 의과대학 교수로, 은퇴 후에는 그냥 평범한 지방의 의사로서 인생을 마감할 줄 알았다.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 나이에 이런 직업을 얻게 된 것은 운명이다. 욕심을 버리고 정의롭게 행동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나의 지역구는 천안이다. 천안은 건국이념의 발상지이며, 유관순 열사의 고향이기도 하고 독립기념관도 있다"며, "천안은 대한민국의 정신적 수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천안을 위해 일하는 대표일꾼인 나도 정치, 의료계, 대한민국이 어떻게 정의롭게 나아갈지 생각하며 의원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시간 동안 본지의 "이래도 되는 것일까?"라는 질문들에 윤 의원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대답한 듯 했다.

한편,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준비하는 동안, 윤 의원은 계속해서 "정의로운 국회의원이란 무엇일까?"라고 주변의 보좌진에게, 혹은 자신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의사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윤일규 의원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 보자.

 

윤일규 의원 약력
1963 ~ 1966 동아고등학교
1966 ~ 1973 부산대학교 의학 학사
1977 ~ 1982 부산대학교 대학원 의학 석사
1984 ~ 1987 전남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
1982.07 ~ 2015.08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 교수
                 (뇌신경외과: 뇌종양, 뇌혈관질환, 두부외상)
2006.10 ~ 2008.02 정책기획위원회 복지노동분과 정책위원
2008.01  제48대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
2015.10 ~ 굿스파인병원 신경외과 진료원장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신경외과 의사
2018.07 ~ 제20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2018.06 ~ 제20대 국회의원 (충남 천안시병/더불어민주당)
▲ 노동부산업재해보상보험전문위원회 위원역임
▲ 천안아산 경실련상임대표(역임) 및 고문
▲ 국가보훈처보훈심사위원회위원(비상임)
▲ 19대 문재인대통령 자문의
▲ 국회4차산업특별위원회위원
▲ 더불어민주당안전한진료환경구축을위한TF팀팀장
▲ 국회저출산극복연구포럼대표
▲ 前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위원


전승재 기자  medical_hu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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