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백혈병환우회가 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말기 백혈병·림프종 치료제 킴리아 건강보험 신속등재와 제도도입 요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킴리아(KymriahⓇ, 성분명 티사젠렉류셀)는 최초의 CAR-T 세포 면역치료제로 미 FDA에서 '난치성 B 세포 전구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refractory B cell precursor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치료'에 승인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3월 식약청 허가를 받아 도입됐다.

킴리아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제작하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치료제이며, 83%의 관해율을 보였다. 

다만 47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5억 57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 

이에 한국백혈병환우회는 킴리아를 비롯한 고가약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건강보험신속등재제도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1일 기자회견 후 제출하기로 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CAR-T 말기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는 지난 3월 식약청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 7월 14일에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으며, 지난 9월 1일에는 의제로 올랐으나 통과되지 않았다.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200여 명의 환자 중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킴리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지난 6월 사망한 故 차은찬 군의 어머니는 "은찬이는 불응성 백혈병을 82%나 관해할 수 있는 '기적의 약' 킴리아를 써보지도 못했다. 이미 약의 효과가 입증됐고 그 적용대상도 한정적이다. 그런데도 건강보험등재는 물론이고 할부나 대출 등의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지금까지도 소아백혈병 환자 중 아무도 쓰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킴리아의 대상이 되는 말기 백혈병과 림프종은 응급상황이 너무 많아 환자의 보호자 중 한 사람은 항시 환자를 돌보고 있어야 한다. 맞벌이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5억이라는 약값도 문제지만, 개인재정적 문제라고만 할 수 없다. 급성 림프종성 백혈병은 일반적으로 발병 후 6개월이면 사망한다. 킴리아 허가가 늦게 나면 날수록 사망자가 늘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의 대변인은 헌법 10조에서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언급하며, "환자와 그 가족들도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의 한 사람이다. 마땅히 생명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대상이다"라며, "국가는 킴리아만이 아니라 고가약 전반을 대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임시라도 보험 적용을 해 주기 바란다. 더불어 신속등재제도를 빠른 시일 내 시행해주길 바란다. 또한 한국노바티스는 지나친 고가의 약가를 낮춰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에 자랑할 만한 건강보험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에서 신속등재제도를 비롯한 제도도입을 통해 고가약 제도 개선의 시발점이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백혈병환우회는 기자회견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 보건복지부장관을 대상으로 한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이후 한국노바티스 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