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약조제행위시 주의할 점

[법무법인 로앰 변창우 변호사] 헬스미디어l승인2011.08.09l수정2011.08.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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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법 제21조 제1항, 제5항에서는 원칙적으로 약사 및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도 입원환자 등에 대하여는 의사 자신이 직접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는 예외를 두고 있다. 병원에서 약사를 고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약사에게 조제권한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상당수의 중소병원에서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약사를 고용하지 않거나 의사가 직접 조제하지 아니하고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에게 조제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는데 있다.

약사법은 약조제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 조제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다.

병원에서 약사를 고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약사법에 따라 의사가 직접 조제행위를 해야 하는데, 병원 현실상 의사가 조제실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의사의 직접 관리․감독 하에 조제를 보조하는 사람이 필요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면 의사가 어느 정도 관리․감독을 하여야지 의사가 직접 조제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한데, 약사법 등 관련 법령에서 그러한 기준을 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의사의 지시에 따른 간호사 등의 보조행위가 의사가 직접 조제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은 간호사 10개 이상이 되는 의약품을 병원 원무과 내 접수실에서 약을 조제한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판결을 하였다.

“의사의 의약품 직접 조제가 허용되는 경우에, 비록 의사가 자신의 손으로 의약품을 조제하지 아니하고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의약품을 배합하여 약제를 만들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간호사 등을 기계적으로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면 의사 자신이 직접 조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의사와 약사가 환자 치료를 위한 역할을 분담하여 처방 및 조제 내용을 서로 점검·협력함으로써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투약을 방지하고 의사의 처방전을 공개함으로써 환자에게 처방된 약의 정보를 알 수 있게 하려는 의약분업 제도의 목적 및 취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약사법의 관련 규정, 국민건강에 대한 침해 우려, 약화 사고의 발생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의사의 지시에 따른 간호사 등의 조제행위’를 ‘의사 자신의 직접 조제행위’로 법률상 평가할 수 있으려면 의사가 실제로 간호사 등의 조제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지휘·감독을 하였거나 적어도 당해 의료기관의 규모와 입원환자의 수, 조제실의 위치, 사용되는 의약품의 종류와 효능 등에 비추어 그러한 지휘·감독이 실질적으로 가능하였던 것으로 인정되고, 또 의사의 환자에 대한 복약지도도 제대로 이루어진 경우라야만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약사 자격이 없는 보조자가 조제행위에 관여하였다 하더라도 의사가 직접 조제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위 판결에서 직접 문제된 사안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입원환자를 진료한 후 당해 환자의 진료기록지에 의약품의 종류와 용량을 결정하여 처방을 하면 간호조무사들은 피고인의 특별한 지시나 감독 없이 병원 원무과 내 접수실 옆의 약품진열장에서 진료기록지의 내용에 따라 의약품의 종류별(원심은 최소한 4가지 종류라고 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진료기록지에 기재된 의약품의 명칭만도 10개 이상이며 그 중에는 효능이 비슷한 것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로 용기에 들어 있는 약을 꺼내어 배합하고 이를 밀봉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간호조무사의 조제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지휘·감독이 가능한 상태에서 간호조무사들이 피고인의 조제행위를 단순히 기계적으로 보조하였음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해당 의사에게 약사법 위반으로 선고된 벌금형을 확정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을 놓고 보았을 때 입원환자의 수가 작고, 조제실이 의사가 관리감독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위치에 있으며(진료실에서 조제실 내부가 보이는 구조가 적절하다), 조제시 혼동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 사용되는 의약품 수가 적고 효능이 비슷하지 않을수록, 그리고 복약지도는 의사가 직접 한 경우라면 조제보조자가 조제행위에 관여하였다 하더라고 의사가 직접 조제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문제된 사안을 한 가지 더 소개하면, 의약품 자동정제포장 시스템을 사용하여 약을조제한 사안에서 약사가 처방전을 확인하지 않고 간호조무사가 처방전에 바코드를 스캔하여 전산입력한 경우 전자동으로 분류․포장되는 기계의 전산입력행위도 조제행위의 일부로 보아 약사가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무면허 조제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 내려진 바도 있다.

이와 같이 관할 관청 및 법원은 약조제행위에 무자격자가 관여할 수 있는 범위를 매우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무자격자에게 조제보조행위를 맡기게 될 경우 이들이 관여할 수 있는 범위를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맞게 제한적으로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무자격자가 조제행위를 한 경우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외에 조제행위에 따른 약제비 등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 보건복지부 및 공단은 이를 부당청구로 보아 약제비 등을 전액 환수하고, 그에 더하여 업무정지처분 또는 이에 갈음하는 과징금처분까지 내리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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