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RET 융합 유전자’로 알려진 특수 유전자를 가진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검증에 실패한 약을 사용하여 효능을 확인하는 의사 주도의 임상시험이 실시된다.

일본 국립암연구센터 병원과 큐슈 암센터 등에서 실시될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갑상선암 치료제 ‘밴데타닙(vandetanib)’을 사용한다.

밴데타닙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본래 폐암 치료제로 개발했으나 임상시험에서 유의할만한 생존기간 연장에 실패해 승인을 보류한 바 있다.

이번 시험을 위해 1월 하순부터 전국 58개 의료기관에서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진단을 시작한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해야 할 수준까지 진행된 환자 중에서 RET 융합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찾아내 치료제를 투여한다.

국립암연구센터 병원 담당자는 “이르면 2월 상순부터 시작하여 약물에 대한 효과가 확인되면 조기 승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의대-서울대학교병원-가톨릭의대 연구팀과 마크로젠 공동연구팀이 2010년 말, 폐 선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융합유전자 KIF5B-RET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바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인 200명의 폐 선암 조직 중 특히 유전자 변이 정보가 없는 87예에서 RNA 전사체 분석을 집중 시행해 새로운 암유전자 돌연변이와 융합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박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