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의사 100여명 소환 예정…국회·시민단체, “처벌수위 높여야” 강조


정부합동 의약품리베이트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지난 10일 전국 1400여개 병·의원에 약 48억원 상당의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동아제약 임직원과 관련업체 대표 등 12명을 기소(2명 구속)한데 이어 이번에는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합동수사반이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쌍벌죄 적용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검찰에 소환 예정인 의사가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의료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검찰은 앞서 동아제약에 대한 조사에서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들의 명단을 확보했으며, 리베이트 수수 시기가 사법처리가 가능한 쌍벌제 시행 이후였는지 여부를 가린 후 수수금액이 300만원 이상인 의사들을 주로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리베이트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등 죄질이 안 좋은 의사들도 검찰의 수사대상이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은 2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는데 이걸로 끝이 아니다. 수사결과를 통보 받은 보건복지부가 이들의 처벌수위에 따라 행정처분 조치를 추가로 취할 수 있으며, 금액이 높은 경우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의료계의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리베이트 수수 의사에 대한 수사는 이미 예견돼 있었으나, 의료계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일 합동수사반은 동아제약 리베이트 수사 결과 발표에서 “지난 2010년 11월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자측 외에 수수자측도 함께 처벌하는 ‘쌍벌제’ 도입 이후에도 불법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계속되고 있으며 제3의 회사를 내세우는 등 제공수법이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다”며 “또한 이번 사건은 의약품 거래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할 국내 1위 제약사조차 불법 리베이트 관행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에 적발된 리베이트 규모도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특히 합동수사반은 제약사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수수한 병·의원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합동수사반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국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리베이트 제재 강화’ 요구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했으며, 최근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서는 ‘적발’보다 ‘가중 처벌’ 등으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의료법 및 약사법 상 리베이트 제재 강화 조항의 영향분석’이란 제목의 현안보고서를 통해 쌍벌제 시행 이후 2010년 12월부터 2012년 7월까지 5634명의 의료인이 리베이트 혐의로 적발됐으나, 이들 중 쌍벌제 적용을 받아 벌금형을 받고 부당 이득금 추징이 선고된 의료인은 10명(0.18%)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이런 현상 때문에) 리베이트 혐의로 적발된 건수가 폭증한 것에 비해 실제로 쌍벌제 적용을 받은 사례는 미미해 제재 조치의 실효성은 낮다”고 지적하면서, 수수자에 대한 가중처벌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실련도 최근 성명을 통해 "의료인 면허와 제약사 허가를 취소하는 등 처벌수위를 높이고 적발되면 약가를 리베이트만큼 소급, 삭감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