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진료보조인력)의 의료행위에 대해서 최초로 '유죄' 판결이 나왔다. 이는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져 오던 PA 제도에 경종을 울렸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외과, 흉부외과 등 주로 인력이 부족한 진료과에서 간호사 등이 PA라는 이름 하에 수술방에서 전공의가 해야할 일을 도맡아 해 온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PA의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첫 '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앞으로 의료계에서 PA의 활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PA가 간단한 봉합시술 등 의료진이 해야할 일을 맡아왔지만, 불법이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병의원에서도개선책을 찾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인력이 부족해서 PA가 의료진이 해야할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PA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유죄라는 판결까지 나와서 앞으로도 이런 관행을 이어가는 것은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도 이번 판결이 PA제도를 개선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노환규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판결은 PA제도가 현행법상 불법임을 확인함으로써 관행화된 PA의 활용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PA의 불법의료행위가 환자들의 안전을 담보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벌금형'에 그쳤기 때문이다.
 
인력난과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의 중소병원들은 PA 활용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난 만약 PA 불법의료행위가 적발되더라도 단순 '벌금형'에 그친다면 과연 이들은 비싼 인건비와 한번의 벌금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는 의문이다.
 
지방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의사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PA를 활용하는 병원이 많다. 사실상 PA 불법의료행위가 적발되는 것도 빈번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벌금형이라면 당장 구할 수 없는 의사를 고용하기 보다는 PA를 활용하는 것이 더 이득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PA가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분명하게 '불법'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그 처벌이 경미했기 때문에 PA 불법의료행위 자체를 원천차단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