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평가에서도 남광병원 등 부속병원의 수련 여건이 열악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 포착돼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서남의대와 같은 재단소속 부속병원은 서남대병원(구 광주녹십자병원)과 최근 복지부로부터 수련병원 지정 취소가 내려진 남광병원 두 곳. 이 두 병원 모두 종합병원으로 분류돼 있다.
 
문제는 이 두 병원이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에서 비슷한 수준의 종합병원들 보다 기대 이하의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환자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애초부터 평가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선 서남대병원의 경우, 11개의 전체 적정성평가 중 ▲약품목수와 ▲주사제처방률 등 외래약제 2개 항목에서만 평가를 받았을 뿐 나머지 ▲외래처방약품비지표는 '등급제외' ▲급성기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혈액투석 ▲대장암 ▲수술별진료량 ▲수술의예방적항생제 ▲진료결과(3대 암 사망률) ▲유소아중이염항생제 ▲항생제처방률 등은 모두 환자수가 부족해 '평가대상 제외'로 분류됐다.
 
유사한 규모의 종합병원들은 11개 평가항목 중 평균 7~8개 이상 항목이 평가대상에 포함돼 등급(1~5)을 받은 것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남광병원 역시 ▲약품목수(3등급) ▲외래처방약품비지표(2등급) ▲주사제처방률(2등급) ▲항생제처방률(3등급) 4개 항목만 등급평가를 받았을 뿐 나머지 ▲유소아중이염항생제는 '등급제외'를 받았고 ▲급성기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대장암 ▲수술의예방적항생제 ▲진료결과(3대 암 사망률)은 모두 평가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남광병원의 미비한 진료실적은 앞서 보건복지부와의 수련병원 지정취소 소송(1심) 판결문에서도 드러난 상태.
 
남광병원이 2010년 심평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병상이용률은 2.2%에 불과했고, 진료과목별 입퇴원환자수도 내과 153명, 외과 9명, 정형외과 49명에 불과했다.
 
또 외래환자수는 내과 1,001명, 외과 73명, 가정의학과 72명 뿐 수련병원 지정기준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이러한 부실한 병원운영 실태가 심평원 청구내역 및 진료확인 조사표 등을 통해 반복되자 이미 적정성 평가등급을 받은 항목 역시 신뢰성을 의심받게 됐다.
 
이에 대해 심평원 평가부 한 관계자는 “해당 병원들이 받은 등급평가는 약제부분 뿐인데, 이는 청구자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신뢰도 점검이 필요없다”며 “등급도 상위등급이 나와 약제사용이 적다는 얘기인데 고의적으로 약을 적게 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심평원에 신고된 요양기관현황통보서를 살펴보면 남광병원은 전체 24개 진료과목 중 외과(5명), 정형외과·내과·소아청소년과(각 3명), 산부인과(2명) 등 18개과목에 29명의 의사가 진료중이며, 나머지 6개 과목은 의사가 없다.
 
또 서남병원은 11개 진료과목 중 내과·외과·정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진단검사의학과 등 7개과목만 각 1명씩 모두 7명의 의사가 포진돼 있을 뿐 나머지 4개 과목은 의사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