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더라도 약처방을 받지 않으면 진료기록에 남지 않게 되었다.

정신과 이용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해소해 적기에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19일 보건복지부는 오는 4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처방없이 상담만 받으면 건강보험 청구에 따른 정신질환 기록이 남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과질환명 코드(코드 F) 대신 상담 코드를 입력해 건강보험 급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진료기록부에는 '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명이 아닌 '상담'으로 기재된다.

복지부가 시행한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 중 15.3%만이 정신과 의사, 비정신과 의사, 기타 정신건강전문가에게 정신건강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의료서비스 이용 비율은 미국 39.2%(2010), 호주 34.9%(2009), 뉴질랜드 38.9%(2006) 등이지만 우리의 경우 정신과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병원을 찾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을 발표한 복지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이 보다 활성화되고 국민들의 정신건강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국민이 정신건강 정보와 서비스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관련 체계를 보강키로 했다.

광역시·도 및 시·군·구에 설치되는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현재 183개에서 올해 200개로 늘리고 모든 기관에 최소 1명 이상의 정신건강 상담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연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건강IN' 사이트와 연계해 '정신건강 홈페이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정신질환자 범위 축소와 정신질환 이력에 따른 차별 방지를 위한 보호조항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신보건법 개정안도 상반기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치는 처음 정신과를 방문하는 환자에게는 상담 횟수와 무관하게 적용되지만 이미 정신과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