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화, 인터넷 예약시 주민등록번호 수집 허용"

정부는 무분별한 개인 정보 수집과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7월부터 '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병원계에서는 시행 초기부터 문제점을 제기했다.

환자가 전화 혹은 온라인으로 진료 예약을 하는 경우, 건강보험 가입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환자가 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도 동명이인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주민번호만큼 확실한 개인 확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병원가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은 환자의 불편을 초래하고,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결국 정부가 병원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와 행정자치부(장관 정종섭)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 전화와 인터넷 등을 이용한 병원 내 진료, 검사 예약시 환자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고 환자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화․인터넷 등을 이용한 진료․검사 예약시 건강보험 가입여부, 건강검진 대상여부 등 일정 사항 확인이 필요함에 따라, 이러한 경우는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따라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복지부․안행부 공동)'을 명확히 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병원 내 단순예약(시간약속)을 위한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이용은 현행과 같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원가에서는 여전히 신규 외래 환자들에게 주민번호를 요구하고있다.

건강보험가입 여부는 주민등록번호 앞 6자리만 있으면 확인이 가능하다고 하나, 실제로는 뒷자리까지 모두 요구하고 있다. 담당 간호사들은 '개인정보보호법'시행은 병원은 예외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만한 개인 식별 방법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지속될 것"이라며, "예외를 만들면서까지 졸속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한 후에 법을 적용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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