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사진> 두 번째 심장, 바로 ‘발’이다. 발을 우리 몸의 또 다른 심장이라 부르는 이유는 신체의 각 기관과 연결되는 반사점과 많은 모세혈관, 그리고 자율신경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킬레스건과 발등에 한 개씩 두 개의 맥박이 있어 흔히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발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다. 기본적으로도 발은 인체의 모든 무게를 매일 짊어져야 한다. 또한, 이동을 하거나 서 있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등 매 순간이 고달프다. 이에 더해 아름다움을 위해 하이힐, 플랫슈즈를 신는 등 다양한 이유로 발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발이 불편하면 걷는 것이 불편해지고, 걷는 것이 불편해지면 결국 전신건강에 문제가 생기기에 발은 전신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서울백병원 서울족부센터의 이우천 센터장은 무릎이나 어깨와 같은 부위에 비해 연구와 치료방법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발 질환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는 국내 최고의 발 명의로 인정받으며, 서울족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재 ‘서울족부센터’는 지난 2009년 5월, 기존의 족부클리닉에서 확장 개소하며, 첫 발을 디뎠다. 족부센터는 발과 발목의 외상 및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발바닥 통증,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 뒤꿈치 통증, 평발, 관절염 등 발이 아픈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또한, 발이 아픈 환자 중에는 정확한 진단도 받지 않고 물리치료만 받거나 진통소염제를 계속 먹거나 맞지 않는 깔창을 하는 등 고통을 참으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족부질환 역시 방치하다간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편안한 발, 예쁜 발’. 이우천 센터장이 버릇처럼 하는 말이라고 한다. “편안한 발은 일상 활동과 기본적인 운동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 발을 뜻하며, 예쁜 발은 심한 발의 변형으로 발의 외관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는 발이다. 발의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걷고 서는 활동을 무리 없이 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센터 내부 모습>

 “다른 많은 병원들의 족부센터에는 급성외상과 발의 상처 치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서울족부센터는 발의 변형이나 1차 치료 후에도 해결하지 못한 발 질환이나 다른 병원에서 못하는 수술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또한,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서울족부센터를 방문하여 진료와 교육을 통해 새롭고 더 나은 치료 방법을 발전시켜왔다. Live Surgery를 통한 수술법 시연에는 전국 족부관련 전문의들이 참가, 함께 수술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며 족부질환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가졌다. 서울족부센터는 초기 발목 관절염을 주된 연구 과제로 많은 예를 수술하고 있으며, 무지외반증에 대한 이중 절골술과 무지 강직증에 대한 개재관절 성형술은 기존의 수술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수술방법을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교과서를 넘어서’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4개월에 한번 씩 진행해 최신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서울족부센터는 아시아 최초로 수·족부(손발) 전문 촬영 장비인 익스트레머티(Extremity) CT를 도입했다. 기존 수ㆍ족부 전용 CT 스캐너는 2D 영상만으로 촬영이 가능, 팔과 다리 등에 생긴 미세한 골절 발견이 어려웠다. 하지만 익스트레머티(Extremity) CT는 3D 스캐너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익스트레머티(Extremity) CT 도입이 환영 받는 이유는, ‘서서 찍는 CT’이기 때문이다. 족부질환 진단 시 눕지 않고 서서 찍을 수 있어, 체중부하로 발생하는 족부의 통증 원인과 부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기존 CT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체중 부하 시 발생하는 통증의 원인을 찾기 어려웠던 반면 이번 장비는 알 수 없었던 통증의 원인과 수술 후 회복 과정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판단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익스트레머티(Extremity) CT 도입은 환자 불편 해소에도 제대로 기여하고 있다. 기존 장비로는 모든 환자들이 CT 테이블위에 올라가서 촬영하는 장비에 몸을 맞춘 형태였다면 이번 익스트레머티 CT는 환자의 포지션에 맞춰 촬영 각도를 선정할 수 있어 휠체어를 타고 있는 상태나 침대에 눕거나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도 촬영이 가능하게 됐다. 의료진은 또 낙상으로 발생하는 2차적인 부상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우천 센터장은 “이번 장비의 편리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족부센터 내에 설치해 다리가 불편한 족부질환 환자들이 옮겨 다니지 않고 진료와 검사, 진단이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스탠딩 CT의 또 다른 장점은 피폭량 최소다. 실제 일반 MDCT의 피폭수치인 1mSv 보다 1/20 작은 0.05mSv 수치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흉부 촬영 0.1mSv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촬영시간 또한 16초로 짧아져 환자의 불편함과 진료 효율화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우천 센터장은 “피폭 수치를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현재의 사정을 감안해 볼 때 소아, 유아, 임신부, 여성 등에 대한 CT촬영의 불안감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치료 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발표를 통해 그 치료법이 다른 많은 의사들에게 전달이 된다면 그들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세계적 발·발목질환의 대가가 이끄는 서울족부센터, 그들은 오늘도 최고의 기술에 만족하지 않고 따뜻한 머리와 가슴을 장착한 명의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이우천 센터장은 “이곳을 찾은 환자들이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