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암병원 원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병원장은 많은 사람들의 좋은 의견을 수용하고 문제점을 함께 논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병원 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고, 직원 하나하나의 힘을 모울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각자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이 함께 병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Q 연세암병원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 최근 암치료의 핵심인 다학제 치료를 위해서 베스트 닥터팀(Best Doctor Te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분야별 연계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 각 분야의 교수들이 한 팀을 이루어서 통합적이고 전방위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의료진이 편한 병원 보다는 환자가 편한 병원을 만들자는 목표에 있습니다. 회진 시간을 조절해 환자들이 의료진과 만나는 약속의 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 하였고,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시행되는 검사를 줄여 환자들의 휴식 시간을 보장 하도록 하였습니다. 
세 번째로는 암의 예방부터 진단, 치료, 교육까지 하나로 아울러진 전인적 진료 시스템을 구축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암 예방센터’와 환자들 간 정보 교류의 창구가 될 수 있는 ‘암지식 정보센터’, 암 치료 후 생존자에 대한 통합 관리를 위한 ‘암환자 통합의료 서비스’ 및 암 치료 후 후유증이나 통증 치료 등을 전담하는 ‘완화의료센터’등을 통해 암에 대한 ‘치료’ 중심의 접근만이 아닌 ‘치료’와 ‘케어(Care)’가 조화된 진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암 사망의 30%는 흡연에 의해, 30%는 식이요인에 의해, 18%는 만성감염에 기인한다고 하였으며, 그밖에 직업, 유전, 음주, 생식요인 및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의 요인도 각각 1-5% 정도 기여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원인들은 생활습관개선 만으로도 상당부분에서 조절할 수 있는 항목들 입니다. 즉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 발표한 국민 암 예방 수칙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지 말고, 간접흡연 피하기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 예방접종 받기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으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암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위암을 연구하기로 처음 결심했던 때가 1980년대 후반이었는데, 그때 당시 우리나라에서 위암이 가장 높은 암 사망 원인 이였습니다. 위암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 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미국으로 연수를 갔습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 공부하러 나와 있는 한국인들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어서, 적응이 힘들었고 언어와 문화가 달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그때까지 임상을 위주로 공부해오던 터라 실험 경험이 부족해서 연수 생활이 많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 시기가 제 인생에서 공부를 가장 많이 한 시기 이기도 하고 힘든 시기였습니다. 고난의 시기를 견디며 진행성 위암의 치료에 대한 공부를 하고, 복막전이 치료의 대가였던 슈가베이커 박사와 일본의 요네무라 교수로 부터 복막전이 위암의 치료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우리 나라 의료계가 정말 눈부신 발전을 한 것 같습니다. 

Q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에 대해 말씀 해 주세요.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역시 환자가 잘 회복되어 건강을 되찾는 때 일 것 입니다. 특히 비교적 낮은 완치율의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다른 질환들이 동반되어 있어 전신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힘들 치료와 역경을 이겨내고 잘 퇴원하여 외래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 때,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나 완치된 환자 분들을 볼 때 보람과 또한 감사함을 느낍니다.

Q 원장님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위암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 입니다. 이를 위해서 크게 두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위암에서 개인 맞춤형 치료를 실현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교육에 있습니다. 
최근 들어 기술의 발전과 지식의 축적으로 개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보다 쉽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서양에 많은 유방암이나 대장암 같은 경우, 많은 투자와 연구가 있어 같은 병기라고 하더라도 개개인의 암에 최적화된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 적용되고 있으나, 위암의 경우 서양에 많지 않아 아직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위암에서도 개인 맞춤형 치료를 실현시키기 위해 1995년부터 환자 개개인의 암 조직을 보관하는 유전자은행을 운영해 왔고 환자들의 임상 정보를 축적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특정 유전자의 발현에 따라 최적화된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고, 조만간 실제 임상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암 환자의 2/3정도가 의료 환경이 열악한 후진국에 발생하고 있어서 많은 환자분 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여러 나라의 의사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노하우를 배워가고 있지만, 모든 의사들이 우리나라를 방문 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습니다. 좀 더 많은 의사들에게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 위해서 인터넷을 통한 Web Seminar (Webinar)를 운영해 왔고, 이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