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에서 BMI를 기준으로 추정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인구는 약 10억명이라고 한다. 특히 아시아인의 경우 같은 BMI일지라도 지방량, 특히 내장 지방량이 더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에 서양인들에 비해 우리의 경우 비만과 관련된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방법들이 넘쳐나는 요즘,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뿐만 아니라 부작용의 위험성이 크다.

비만의 문제를 미용으로서가 아닌 학문적 연구로서 국민 건강과 보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을 만나 비만질환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대한비만학회 이사장님으로서 2015년도 및 임기 동안에 세운 계획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 : 비만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 대한비만학회의 이사장이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우리 학회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대한비만학회는 비만과 관련된 많은 학문적 업적을 쌓아왔으며 회원들의 학술적 지식의 함양과 다양한 연구 지원을 통한 학술단체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 자칫 비만과 관련된 잘못된 논의가 이루어지거나 올바르지 못한 정보들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될 수 있음에 우리 학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임기 동안 우리 대한비만학회가 사회적인 공적 순기능을 하는 정책 학회로서 새롭게 발전하는 여러 가지 사업들을 벌여보고자 합니다.

-비만질환에 대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예방책 및 관리는 무엇일까요.

유 : 비만의 예방책은 그 동안 개인의 책임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개인의 문제가 비만의 주된 원인으로 생각했습니다. 의학적 질환이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물론 그 점에서 이의가 없겠지만 과연 그것이 개인만의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좀 달리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는 점점 비만인구의 증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현상이고 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비만 예방에 대해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더 많은 운동을 시키고 더 좋은 먹거리를 공급해주고 이를 통해 신체와 건강에 대해 올바른 개념을 갖게 해주어야 합니다. 사회에서도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사회 구성원에게 불러일으켜주고 먹거리에 대한 주의와 쉽게 운동할 수 있는 인프라의 구축 같은 사회적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만질환 혹은 비만질환 관련 합병증 중 특히 한국인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어떤 것인가요.

유 : 한국인에서만 유독 많이 발생하는 비만 관련 질환은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은 서양인과는 달리, 비만의 정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더 쉽고 더 빠르게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아시아인이 유전적으로 비만에 취약하다는 것을 설명해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비만 중에서도 특히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을 복합적으로 일으킬 수 있어 이미 대중에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대사증후군은 심뇌혈관 질환의 또 중요한 원인이 되므로 결국 비만은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학 연구를 통해 비만은 각종 암의 원인이 된다고도 알려져 있으며 근골격계 질환, 수면질환, 소화기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소개된 바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의 특성상 다른 분야와 공동 또는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로 어떤 분야와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고 계신지요?

유 : 대한비만학회는 의학만을 다루는 모임이 아닙니다. 저희 대한비만학회는 의학 분야에서도 내과학적인 부분 뿐 아니라 수술과 관련된 외과학 분야, 소아청소년 분야, 행동치료와 관련된 정신건강의학 분야,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가정의학 분야 등 임상 전분야에 걸쳐 관련이 있고 생화학, 생물학, 유전학, 생리학 등 기초의학 분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영양학, 식품학은 학회의 중요한 핵심 분야이며 운동학, 체육학도 매우 중요한 핵심 분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호학, 보건교육을 포함한 교육학, 사회 경제적 효과와 관련된 사회학, 경제학 등 모든 인문학적 분야와도 관련이 있어 다양한 분야와 분과에 걸쳐 협력하고 있으며 더 많은 인프라와 더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타 학회와 달리 대한비만학회 만의 독창성과 차별화에 관해 말씀 부탁드리며, 현재 대한비만학회의 핫이슈 및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유 : 저희 대한비만학회는 오로지 비만이 질병으로서 갖는 문제에 대해서만 깊이 있게 연구하고 고민해왔습니다. 비만이 미용의 한 분야로 인식되고 미용을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는 사회적 현실에서도 꿋꿋하게 그 순수성을 잃지 않고 학문적 연구의 성과와 그 중요성을 회원들과 국민들께 알리고 의미 있는 결과물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것은 저희 대한비만학회가 타 학회와는 달리 비만에 대해 더 전문적인 가치를 인정 받는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대한비만학회는 초심의 견지를 잃지 않고 학문적 입장에서, 그리고 국민 건강와 보건의 향상을 위한다는 순수한 입장에서 비만을 바라보고 그 예방과 치료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대한비만학회는 다학제간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비만치료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고도비만 환자에서의 비만대사 외과 수술의 의학적 가치를 평가하고 그것이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잘못된 비만 관리와 인터넷을 통한 근거 없는 비만 치료법이 떠도는 현 시점에서 올바른 비만 교육자를 양성하고 이들을 뒷받침해줌으로써 비만의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있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실현단계는 아니지만 전문적인 비만 교육자는 저희 학회가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앞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만질환 치료에 대해 현재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요? 또한 특히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요?

유 : 올바른 비만질환 치료는 그 동안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약물 치료도 한정되어 있었고 수술 치료에 대한 지원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병원에서 올바르게 치료를 받아야 했을 환자들이 엉뚱하게도 인터넷에 떠도는 근거 없는 치료에 매달리기도 하고 입증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는 엉터리 비만관리 회사에 끌려 다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된 비만 치료 약물이 출시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몇 개의 약이 더 출시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비만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더 많이 병원을 찾고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면서도 입증된 비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또한 초고도비만 환자들의 비만 수술의 급여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비만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더 많이 수립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대한비만학회는 이런 올바른 비만 치료를 위한 방법들과 정책들이 제대로 정착되고 수립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지원하고 함께 노력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비만학회의 향후 비전과 이사장님의 간략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 : 대한비만학회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대한비만학회는 앞으로도 비만에 대한 학술적 접근을 통한 전문가적 위치를 확고히 해가며 회원님들께서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해드릴 것을 약속 드립니다. 또한 비만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정책학회로 한 걸음 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학회가 회원들뿐 아니라 전 국민들에게 사랑 받고 존경 받는 의미 있는 집단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