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병원장 백세현)은 국내 최초로 보건복지부 지정 ‘서울 지역 외상전문의 집중 육성사업병원’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월에는 연면적 8,585.77㎡, 지상 10층 규모에 암환자를 위한 전용 진료실 및 최신 시설이 즐비한 암병원을 개원, 국내 최고 암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도약의 준비를 마쳤다.

 지난 1983년 개원한 고대구로병원이 개원 30여년 만에 ‘국내 최초’, ‘국내 최고’란 수식어를 앞세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조금이라도 더 환자에게 다가가려는, ‘환자 중심’ 실현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열정 때문이다. 이러한 신념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게 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올해 개소한 ‘뇌신경센터’는 그들의 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단일 장기 질환에 한해 사망 원인 1위인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뇌졸중 사망률은 14~15%에 이르고 있다. 타 질환에 비해 뇌혈관질환은 발생 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높아 심장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신체 기관으로 꼽힌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는 간절기만 되면 회자되는 질환이 바로 뇌졸중이다. 인구 고령화와 고혈압ㆍ당뇨병ㆍ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의 증가 역시 뇌혈관질환의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뇌혈관질환 진료인원은 2007년 8만2,765명에서 2012년 11만8,062명으로 연평균 7.4%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요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 뇌신경 분야의 최고를 표방하는 의료진이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뛰어난 치료를 위해 합심하여  뇌신경센터를 개소했다는 소식이다. 바로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다. 올 1월 새로이 개소한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가 다른 뇌신경센터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첫 발을 내디딘 뇌신경센터의 권택현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섭게 불던 찬바람이 누그러진 어느 날, 권택현 교수를 만났다.

‘환자 중심’, 센터의 중심이 되다

 2014년 1월 19일 개소한 ‘뇌신경센터’는 본관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기존의 신경과와 신경외과 전문의들로 구성, 뇌와 척수를 비롯한 말초신경 및 근육 등 뇌신경질환과 관련된 집중치료가 가능한 전문센터다. 뇌신경센터 권택현 센터장은 “우리 병원은 서해안고속도로, 김포공항과 매우 인접하다. 지방에서의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것은 뇌신경센터 운영에 매우 큰 장점이다. 타 질환에 비해 뇌신경질환은 발생 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이 개소한 뇌신경센터 역시 ‘환자 중심 진료’를 지향한다. 센터를 구성하는 진료과 외에도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핵의학과 등 다른 임상분야의 진료과와도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 환자이동 시 불편을 최소화하고 원스톱진료서비스를 통한 집중치료를 실시한다. 또한, 의료진과 환자와 보호자가 같은 공간에서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권 센터장은 “신경생리검사실 등 센터 시설과 진료 서비스 구성을 오직 환자 편의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의학지식이 인터넷에 소개되어 있어 환자들도 기본적인 의학지식을 갖고 있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의료진이 작은 실수만 해도 불신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의료인도 사람인지라 바쁜 업무에 지쳐 실수를 할 때도 있기 마련이다. 의사와 환자가 서로 믿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의사와 환자의 신뢰감 형성은 가장 이상적인 진료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센터는 그런 이상적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뇌신경센터는 ▲ 뇌동맥류 클리닉 ▲ 모야모야병 클리닉 ▲ 뇌혈관질환 클리닉 ▲ 뇌종양 클리닉 ▲ 뇌하수체종양 클리닉 ▲ 안면경련 클리닉 ▲ 안면통증 클리닉 등 다양한 질환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클리닉 등을 구성, 질환별 치료를 더욱 세분화, 특성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뇌신경 분야의 ‘중심’, 뇌신경센터를 이루다

 뇌신경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은 권택현 교수는 뇌혈관 질환과 뇌종양 분야에서 정평이 나있다. 권 교수는 뇌동맥류와 모야모야병 같은 질환에 대한 뇌동맥류결찰술, 혈관우회로조성술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이다. 권택현 교수를 필두로 정흥섭, 박윤관, 김주한, 김종현, 문홍주, 이지혜 교수가 신경외과를 구성하고 있다. 정흥섭 교수와 김종현 교수는 교목세포종, 성상세포종, 전이성 뇌종양, 뇌수막종 등을 담당, 최신 미세 현미경과 신경 기능 모니터 장비 등 최첨단 설비를 이용해 정교한 수술로 합병증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경과에는 고성범, 오경미, 김지현, 서우근, 김지선, 이혜미 교수가 있다. 고성범 교수는 파킨슨병과 이상운동질환 등 각종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 오경미 교수와 서우근 교수는 뇌졸중(뇌출혈, 뇌경색)과 뇌동맥류·뇌혈관기형 분야, 김지현 교수는 약물치료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고성범 교수는 환자와 ‘파킨슨병 학교’ 등 환자와 보호자 교육을 통해 이들의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고대구로병원이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3년 연속 1등급 기관으로 선정되는데 톡톡히 기여한 인물들이다.
 권 센터장은 “신경과와 신경외과는 견원지간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센터 설립 이전부터 교류가 잦고 친분이 두터웠다. 협력이 잘되다 보니 센터를 운영함에 있어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센터라는 것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간적, 경제적 절감에 최선의 노력을 하기 위한 곳인데, 환자와 의료진이 모두 만족하는 뇌신경센터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신경센터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변화와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중증 근무력증을 비롯해 말초 신경질환, 두통 및 어지럼증, 뇌신경계 외상질환 등을 담당할 의료진도 보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뇌신경계질환 뿐만 아니라 난치성 신경계질환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고 장기적인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다. 
 권 센터장은 “최고의 의료진, 잘 갖춰진 설비 등 지금도 센터 운영에 만족스러운 상황이지만, 구성원들 모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국내 최고의 뇌신경센터 중 하나로 꼽히는 것, 그리고 국제적인 경쟁력 확보”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신경생리검사실

‘환자 중심’, 연구의 중심이 되다

 지난 2013년 고대구로병원은 󰡐국가지정 연구중심 병원󰡑에 선정됐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모집한 ‘제3차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중개연구분야 신규과제 공고’에서 ‘융복합 중개연구를 통한 새로운 의료기기 및 치료기술 개발’을 주제로 ‘융합형 산학연병 공동연구 분야’ 연구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당시 국내 25개의 병원이 경쟁, 연구 및 산업화 능력이 탁월한 5개의 병원만이 선정됐다. 고대구로병원의 이러한 모습은 치료와 교육 체계, 연구 성과 측면에서 국가가 인정하는 수준의 병원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권 센터장은 다소 겸손 아닌 겸손을 보이며, “내가 나이가 많아서 센터장을 맡게 됐다(웃음). 속담 중에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대 센터장으로 뇌신경센터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뇌신경센터의 향후 운영에서도 각종 난치성 질환과 뇌신경질환의 진단, 치료, 연구 과정을 융합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더불어 다양한 국가기관의 연구지원을 받아 임상연구 및 기초연구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와 비전을 제시하고 선진 환자진료 시스템 구축과 전문 교육 연구기관으로써의 역량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요즘 신경과와 신경외과가 의대생이 전공을 선택할 때 기피되는 진료과 중 하나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그동안 일을 하면서 느낀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예기치 못한 합병증으로 좌절하는 순간도 많았지만, 회생 불가능해 보인 환자를 치료했을 때의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러한 평가가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할 것”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는 권택현 센터장을 중심으로 진료전문화, 최첨단 의료장비 도입, 선진화된 의료시스템 구축으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 하는 고대구로병원의 정신이 빚어낸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