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이용민 소장이 한의사협회와 최주리씨가 최순실과 관계를 부인하며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최주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이용민 소장을 형사고발했다. 최주리 이사장의 활동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이에 근거 없는 비교와 음해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이용민 소장은 14일 의협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의협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의료계가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황당한 주장을 한다고 하며, 자신들은 최순실과 직접 관계가 없다는 점만을 강변하며 자신들의 비선작업을 감추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다"며, "의료계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발에 대해선 "당당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며, "이 기회가 진실을 규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의료계의 우려 섞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한방 의료기기 사용 허용 배경에 비선작업 의혹을 받는 한의사 최주리 씨가 있다"며, 한의사가 혈액검사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최주리 씨가 직접 자신의 역할에 대해 쓴 글을 증거로 제시하며 각종 의혹에 대해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장이 제기한 의혹은 복지부가 일관되게 한의사의 혈액검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2014년에 혈액검사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유권해석을 내린 배경에 청와대 오찬 회동 당시 요청에 의한 것이다는 주장이다.

그는 “최주리 이사장은 2014년 한의사에 대한 현대의료기기 판매 금지 요청과 관련해 공정위에 시정을 요청한 당사자”라며, “한의약산업화라는 의료외적 논리로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인 면허제도를 혼란케 하는 계기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최순실씨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청군 동의본가 수탁자 조세포탈과 횡령 의혹, 한의원과 힐링체험숙박시설 등의 재위탁 과정의 불법의혹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한국의료계의 최순실게이트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의료계 최순실’ 의혹은 국회에서도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더민주 박영선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국민연금공단 문형표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최주리 씨를 아느냐”고 물으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최모씨는 의료계에 또 하나의 최순실”이라며, “2013년 10월 2일 청와대 오찬회의에서 혈액검사를 하려고 해도 한의사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며 규제를 풀어달라고 건의해서 규제가 풀렸다”고 지적했다.

이용민 소장은 “복지부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안압측정기 등 한의사 사용가능 판결에 따라 유권해석을 변경하게 됐다고 강변하나 혈액검사는 침습적 의료행위”라며 “이에 대한 해석과 진단에는 현대의학적 요소가 필수적이므로 현대의학의 영역임이 분명한데 이를 무리하게 확대해석한 것으로 타당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이와 관련한 각종 특혜와 불법의혹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최 씨를 고발조치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은2013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 힐링타운 동의본가 운영사업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2년 연속 의료관광객 유치 등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지원받았고 2014년에는 문체부 산하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와 K-Beauty 홍보관 운영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K-Beauty 센터를 운영하는데 이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보건의료계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유사한 일이 진행되고 있음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 기회를 빌어 한 줌의 의혹도 없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