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비급여 진료비용 광고 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11월 11일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은 비급여 진료비용을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내용의 광고를 하면서 할인 기간, 의료행위나 환자의 범위, 종전 가격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는 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비급여 진료비용 광고 금지 대상을 더욱 세분화할 것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할인 등을 하는 기간, 의료행위나 환자의 범위를 분명하게 밝히지 아니하면서 광고하는 것 △실제 비급여 진료비가 할인이나 면제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할인이나 면제되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 △다수의 의료행위 중 특정 비급여 의료행위를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형태로 광고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종전의 비급여 진료비에서 50% 이상 할인하는 형태로 광고하는 행위를 금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가예방접종이나 건강검진으로써, 그 비용을 국가(이하 건강보험공단 포함)로부터 징수하는 것임에도 무료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마치 국가가 해당 의료기관만을 위해 해당 비용을 내어 주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 △박리다매를 목적으로 단체를 대상으로 비급여 의료행위의 할인을 표시하여 광고하는 것 △다른 의료기관과 비교해 비급여 진료비용이 저렴하다는 형태로 광고하는 것 △기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방법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을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내용의 광고를 하는 것도 금지 대상에 넣을 것을 요구했다.

의협은 "통상적으로 비급여 진료비 할인 또는 광고에 대해 대상 환자, 할인 시술 항목을 한정하는 경우는 환자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오고 있으므로 종전 가격을 밝히도록 의무화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간판 등에 의료기관 명칭을 표시할 때 개설자의 성명과 전문과목의 종류, 특히 전문의라는 점을 함께 표시토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전문의 표시를 의무가 아닌 임의 사항으로 둘 것을 주문했다.

현재 대다수 의료기관이 명칭 표시판에 '원장 ○○○'을 추가하고 있는데, 원장이 전문의인 경우 개정안대로라면 불법이 되고 만다. 의협은 또 개정안으로 인해 자칫 많은 의료기관이 명칭표시판을 전부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부칙으로 경과조치를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또 의료기관 개설자가 지켜야 하는 사항을 신설해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우선 △의료기관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보건의료인에게 손 위생 교육을 실시할 것 △환자 처치에 사용되는 기구·물품, 입원실 및 옷·침구·식기 등 소독 등 의료기관 위생관리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의료인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 지식임을 고려할 때 의료인 면허·자격 취득 과정에서 이 같은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손위생 사항을 의료인으로 한정해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교육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변질·오염·손상되었거나 유효기간 또는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은 진열·사용 금지 △포장이 개봉·손상된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 사용 금지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 재사용 금지 등 의무 사항도 신설했다.

의협은 "진료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 진료행위에 대해 일률적으로 시행규칙에서 규정하는 것은 진료권 침해"라며 "며 "진료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일변도적 법안"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