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의료진의 천식 위험성 인지율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

"코로나19 감염 환자라도 천식 약제 꾸준히 사용해야" 김성규 기자l승인2022.05.03l수정2022.05.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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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첫째 주 화요일은 '세계 천식의 날(World Asthma Day)'이다.  천식에 대한 인지율 제고를 위해 세계천식기구(GINA)가 1998년에 제정했다. 

천식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억 3천 명 가량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도 약 3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발표되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만큼 천식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뜻이다. 그러나 천식은 적절히 치료/관리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급성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응급실, 중환자실 이용에 따른 추가적인 의료비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최근 코로나19(COVID-19) 누적 확진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코로나 방역보다 감염 후(後) 관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천식 환자들은 코로나19에 취약하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5월 3일(화),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천식 치료의 현주소와 학회의 활동,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천식 치료 및 관리 등에 대해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심재정 이사장(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사진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심재정 이사장(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Q. '세계 천식의 날'을 맞이하여 호흡기 전문의로서 바라보는 천식 치료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천식은 ‘저승에 가서야 고쳐지는 병’이라는 과거의 오명을 벗고, 이제 ‘치료를 통해 관리가 가능한 질환’의 영역으로 들어와 있다. 최근 국/내외 가이드라인 및 치료법들에서 천식발작을 막을 수 있는 증상 완화 치료와 함께 천식 자체를 조절할 수 있는 염증 치료 전략까지 구비했다. 하지만, 여러 데이터에 따르면 천식과 관련한 진료 현장의 현실은 이 같은 치료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천식의 유병률과 이로 인한 사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약 2천 명에 이르고, 천식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 역시 약 2천 명 가까이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실제로 그만큼 많은 천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 관리 하지 않아 사망하고 있음에도 심각성이 알려지지 않아 잘 모르는 것이다. 

Q. 최근 효과적인 천식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진료 지침에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 골자는 무엇인가?
1990년대에만 해도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가 없었고, 그 중요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 때문에 환자와 의사 모두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천식의 기본 치료제의 근간은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이다. 지난 30년 간 전 세계적으로 여러 임상 연구와 real world data를 통해 천식 치료를 위한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의 유익성 및 속효성 베타-2 작용제(SABA)에 대한 몇 가지 리스크가 밝혀졌다. 
세계천식기구(GINA)가 최근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순환형 관리 전략과 단계별 약물요법을 강조하고 있고,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와 포르모테롤을 약물요법의 기반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국내 진료지침에도 관련 내용을 반영했고,  1단계부터 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을 우선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1안은 선호 전략으로서, 치료 시 우선 고려되는 접근법이다. 대체 전략(2안)은 1안이 불가능하거나 환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 임상의의 판단 하에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그러나 2안은 1안에 비해 권고도가 떨어지는 전략이기 때문에 가급적 1안으로 먼저 시도해보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1단계 질환조절제로는 선호 전략으로 저용량의 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을 제시한다. 관련 근거에서 저용량의 부데소니드 /포르모테롤은 경증 천식 환자가 운동 전, 즉 필요할 때만 사용해도 매일 흡입 스테로이드를 유지하면서 필요 시 속효성 베타-2 작용제(SABA)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필요 시에만 사용함으로써 환자의 약물순응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치료 효과를 제고하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므로 1단계 질환조절제의 선호 전략으로는 저용량의 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을 필요 시에만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선호 전략과 대체 전략에는 차이가 있고 추구하고자 하는 치료 목표를 고려한다면 선호 전략을 먼저 시도해 볼 것을 권고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선호형 전략에 해당되는 약제의 약가는 다른 의료 선진국들에 비해 10분의 1 정도로 저렴하고, 그마저도 대부분 모두 급여권 안에서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처방받을 수 있어 어느 나라보다 천식 치료의 최적 환경 및 조건이 갖추어진 상황이다. 

Q. 이러한 진료지침이 일선에서 잘 반영되고 있는가? 효과적인 천식 관리를 위한 의료진들의 현장 상황은 어떠한가? 
정부는 고혈압, 당뇨병 등과 함께 천식을 만성 질환의 하나로 분류하였고, 이에 따라 천식 치료에 있어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그 만큼 중요해졌다. 천식의 약물치료 시 1차 의료기관의 환자 본인부담금은 30%,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은 각각 40%와 50%로 책정한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만큼 천식과 관련해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해 졌으나, 아직 의원급에서 천식의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심사평가원에서 발표된 제8차 천식 적정성 평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천식환자에게 흡입 스테로이드제(ICS) 단독요법 또는 ICS + 지속형 베타2 항진제(LABA) 복합요법이 사용된 비율은 56%로 전년 대비 11%나 증가했지만 호주(80%) 등 선진국들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다. 이는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천식을 치료/관리할 수 잇는 좋은 의료적 환경이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응급 구제 치료 및 악화 관리로 인한 사회적 비용 지출이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개선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식의 위험성을 환자들이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일선 의료진들도 적극적으로 환자를 치료/관리할 수 있도록 최신 의학 지침을 숙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Q. 일차 진료의들의 천식 관리를 위한 정부나 학회 차원의 개선안이나 방향성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천식은 고혈압 및 당뇨병 만큼이나 심각한 만성질환이고, 환자 유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병원 방문율이 낮다. 또한 상대적으로 치료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의료비용 부담률이 낮아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정부의 관심이 덜한 편이다. 때문에 정책 변경의 혜택에서 여러 해 동안 배제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혈압과 당뇨병도 정부의 관심과 대대적인 캠페인 덕분에 국민들이 그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고 인지율이 높아졌다. 국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 학회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정부의 관심이 없으면 쉽지 않다. 
이에 우리 학회는 정부가 시행하는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에 천식, COPD 등을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9년에 시작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된 상황으로, 2022년에는 '만성기도질환 교육관리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당뇨병, 고혈압에 이어 세 번째 만성질환관리사업 타깃 질환으로 천식·COPD가 포함되는 것이다. 시범사업 내용에는 개원가에서의 천식 진단 및 흡입제 치료와 교육 등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물론 폐기능 검사와 스마트앱을 통한 환자관리 내용도 포함돼 있다. 2022년에 만성질환관리제가 시행된다면 학회에서는 1차 의료기관 호흡기질환 진료능력 향상 프로그램에 힘쓸 예정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국민 홍보 캠페인 등을 통해 천식뿐만 아니라 COPD와 같은 호흡기질환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Q.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천식 악화와 연관이 있는가?
천식 환자가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되면 증상이 악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천식 유무는 코로나 감염 후 사망률, 중환자실 입실, 입원기간 및 의료비용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 환자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호흡기 감염 위험으로 흡입제 사용에 대한 우려를 보이지만, 세계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에서는 코로나19 기간에도 기존에 사용 중인 천식 약물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천식 약물 중단 시 잠재적으로 위험한 천식 증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선의 코로나 후유증 전담 클리닉에서는 격리해제 후에도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해소되지 않는 아급성기 환자가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은 평소 천식과 같은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코로나 확진과 격리 해제 후 따로 호흡기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천식 약제 사용 역시 코로나 예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갑작스러운 천식 약제 중단이 악화를 조장할 수 있어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성규 기자  medical_hu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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